은행들이 여수신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4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국가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현재 은행계정
최고 금리상품인 1년만기 신자유통장(상호부금의 일종)의 금리를 현재 연
12.0%에서 11.5%로 0.5%포인트 인하, 오는 10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조흥은행은 또 업종별 가산금리와 신용도별 가산금리를 통합하는 방법으로
신탁대출금리체계를 조정, 신탁대출금리(현재 연 9.5~16.5%)를 평균 1.0%
포인트가량 인하키로 했다.

한일은행도 지난 8월부터 이달말까지 한시적으로 팔고 있는 1년만기 사은
정기예금금리(연 11.6%)와 2년만기 정기예금의 금리(연 10.5%)를 0.5%포인트
정도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은행들의 과당경쟁으로 현재 여수신금리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지적을
감안, 한미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뒤따라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은행들로부터 의견을 취합, 은행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여수신금리를 하향조정하기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한 "경쟁력 10%
높이기 참여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전달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은행들의 과도한 외형수신경쟁으로 평균수신금리가
지난 7월 연 9.06%에서 8월엔 연 9.60%로 높아졌다며 지나친 수신경쟁을
자제, 금리하향안정화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시중은행임원은 "고수익 한시상품을 중심으로한 금리경쟁이 가열되면서
은행들이 수지에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데다 사회전반적으로도 고금리구조
해소와 경쟁력 10% 강화차원에서 은행들이 여수신금리를 하향조정해야한다는
요구가 일고 있는 점을 감안, 은행들 사이에 금리를 인하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특히 추석이 지나면서 시장실세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여수신금리를 하향조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앞서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지난 2일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29개 금융기관장과 모임을 갖고 경영효율성을
높여 금리를 인하해달라고 당부했었다.

< 하영춘.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