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빈 강정, 저가격 펜티엄PC"

PC시장의 불황이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컴퓨터업체들이
타개책으로 저가격대 펜티엄PC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저가격돌풍에는 국내 중견 컴퓨터업체뿐아니라 에이서.델등 국내진출
외산컴퓨터 공급업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들은 대부분 함량미달이라는 판정을 받고 있다.

기본 사양도 갖추지 않은 "속빈 강정"이라는 것.

기존 펜티엄급PC이 유통시장에서 120만원-130만원하던 것에 비해
40만원-60만원대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메모리도 부족할
뿐더러 기본으로 장착되어야 할 모뎀도제공되지 않는등 펜티엄급 PC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한 제품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한국에이서가 16일 내놓은 40만원대 펜티엄급
PC "에이서 베이직"시리즈.3개 제품군으로 발표된 이 제품군은 최소
45만원(부가세.모니터별도)부터 60만원까지로 저가격PC라는 간판을
걸고 발표됐다.

이 제품군은 중앙처리장치(CPU)로 인텔칩대신 AMD5K86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모니터대신 TV에 연결할 수 있는 데스크톱형으로 가격을
40만원대로 낮출 수 있었다고 한국에이서측은 밝히고 있다.

이 회사는 "에이서베이직"을 초보자용이나 금융기관 단말기용등으로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을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경우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하다.

"에이서 베이직 "은 가격이 국내 최저이긴 하지만 하드 디스크드라이브
(HDD)는 물론 사운드카드 모뎀등도 갖추고 있지 않다.

펜티엄급 PC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HDD는 물론 메모리 모뎀등을
새로 장만하거나 보완하는데 최소한 70-80만원의 추가비용이 필요하다.

결국 용산전자상가등 유통업체들에서 거래되는 펜티엄급PC들과 가격차가
거의 없다는 애기다.

이같은 상황은 에이서뿐만이 아니다.

국내업체로 PC가격의 우하향 곡선시세를 주도하고 있는 뉴텍컴퓨터와
현주컴퓨터등 중견업체들도 올하반기부터 각각64만원대(부가세포함,
모니터별도)"엑셀 홈 스탠다드(EH100)"와 59만원대 컴퓨터"울트라멀티
(AMDK5 100)"를 내놓고 저가격펜티엄시장을공략중이다.

그러나 이들 제품도 엄밀히 말해 펜티엄급 제품으로 보기 힘들다.

CPU만 인텔의 586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뿐 운영체제로 도스를 제공할
뿐아니라 모뎀과 사운드카드 CD롬 드라이브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할
수있는 기능이 없다.

이들 제품도 펜티엄PC로 제대로 기능하려면 적지않은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이와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각 컴퓨터업체들이 불황을 이기기 위한
마케팅전략의 일환으로 저가격대를 강조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며
"그러나 제품구입시 기본사양을 꼼꼼히 살펴 추가비용이 기존제품
가격을 넘는지를 잘 살펴보는 철저한 구매작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