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는 인간성 회복을 위한 훌륭한 도구"

멀티미디어가 개인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일방적인 의사전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매체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량 생산과 소비에 바탕을 둔 산업사회의 특성인 매스미디어를 통한 정보
전달의 폐단을 극복하고 개인이 자유롭게 정보를 전달하고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창의성 개발에 한 몫을 하고 있어서다.

이 하나의 능력만으로도 그동안 정보홍수에 식상했던 현대인의 가슴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이같은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면서 우리의
생활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쇼핑 교육 의료 문화 정치등.

컴퓨터를 통해 온라인에 개설된 사이버마켓에 들어가 아이쇼핑을 즐긴후
물건을 주문하면 상품이 배달되는 온라인홈쇼핑은 이미 상용화된지 오래다.

천리안에 개설된 사이버마켓인 인터파크에서 최근 처음으로 세일이 실시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온라인홈쇼핑이 가능해진 것은 생생한 상품의 모습과 함께 다양한
상품정보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의 덕이다.

교육분야에서는 최근 원격화상교육이 초등학교는 물론 대학교에서도 이용
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박사학위를 원격교육으로 수여할 수 있는 방법도
실험되고 있다.

의료분야에서는 산간도서벽지의 환자를 진단하는데 사용돼 한차원 높은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멀티미디어는 또 여가시간에는 컴퓨터음악을 들으면서 아침에 원하는 뉴스
를 모아 만든 맞춤신문을 보거나 CD롬에 담겨 있는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외에도 유권자들이 선거입후보자의 유세를 유세장이 아닌 안방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즉 멀티미디어를 통해 일반지식에서부터 다양한 문화등에 관한 교육을 받고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온라인대화를 나누면서 세계를 배울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인터넷등 PC통신이 컴퓨터와 접목되면서 멀티미디어의 새장이
열리고 있다.

올해에만 4,000만명에 달할 이용자들이 오는 2002년에는 30억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인터넷이 멀티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대화통로
로 자리매김을 했다.

인터넷이 무용론등 갖가지 우려를 넘어 새로운 문화와 산업을 창조할 수
있는 세계적인 무대로 발돋움 한 것이다.

인터넷을 탐험하면서 기업들의 광고와 구인난을 접하고 세계적인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이미 일상이 됐다.

이처럼 급격히 생활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멀티미디어는 컴퓨터를 근간
으로 해 여러가지 매체가 결합돼 탄생했다.

책 음반 사진 영화 전화 라디오 TV등 개별적인 미디어로만 가능했던 정보
전달이 컴퓨터 한대로 모두 가능해진 것이다.

멀티미디어의 등장에는 디지털기술이 밑거름이 됐다.

과거 단순히 음성이나 기호만을 전달할 수 있었던 아날로그방식이 디지털로
대체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0과 1의 2진수로 이루어진 디지털방식은 별개로 취급되던 문자 음성 정지
화상 동화상을 하나로 융합시켰으며 이를 통해 상상할 수 없던 신세계를
열었다.

컴퓨터는 이 디지털기술에 바탕을 두고 멀티미디어 시대를 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디지털기술은 무선 및 위성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또다른
멀티미디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멀티미디어 환경은 그동안 꾸준히 발전해온 가전기기 정보처리
기술 컴퓨터기술등을 하나로 융합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탄생했다.

멀티미디어 환경은 1,000만대를 넘어서고 있는 컴퓨터를 비롯 미디어처리
기술 데이터입출력기기, 대용량저장기술의 발달등에 힘입어 조성됐다.

최근에 선을 보인 멀티미디어PC, 인터렉티브TV등 대화형가전제품 휴대용
기기는 물론 CD롬타이틀등이 바로 멀티미디어환경 조성의 주역이다.

그러나 생활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멀티미디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청소년이 너무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으면 자폐증과 유사한 정신질환에
걸려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거나 음란성정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지적등이 그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하드웨어에 비해 발전속도가 느린
컨텐츠산업으로 인해 멀티미디어는 제기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멀티미디어 산업은 한번 뒤떨어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All or Nothing"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미래를 보고 꾸준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 김도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