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가 표정관리에 바쁘다.

불경기속에서 상대적인 호경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전자업체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여념이 없는 데 반해 대우는
최근 연말 특별 상여금을 지급키로 결정했다.

지급규모는 팀별 업적에 따라 50%에서 최고 1백50%.

지난해는 연말 상여금만 받았을 뿐 별도의 성과급은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내달 초에는 잠실 펜싱경기장을 빌어 대규모 "기업문화선포식"도
가진다.

"사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불황속에서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지기 위한 행사"(기획실 관계자)라는게 회사측 설명.

경비절감을 이유로 예정돼 있던 행사까지 취소하는 다른 업체들과는 정말
대조적이다.

대우전자는 신입사원 채용면에서도 공격적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감량경영 긴축경영을 내세우며 신입사원 채용을 동결
하거나 줄이는데 반해 대우는 올 하반기 채용인력을 오히려 늘린다는 계획
이다.

올 하반기 300명을 뽑을 계획으로 지난해(200명)보다 50% 늘어날 전망.

대우가 이렇게 잘나가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반도체 부문이 없어 최근 경기하락의 주 요인인 반도체 경기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가전내수에선 경기의 영향으로 판매액수는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더우기 가전 부문 수출도 지난 8월말까지 1조8천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9.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전3사중 최대 물량을 실어낸 것.

대우전자 관계자는 "전반적인 경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
어렵다고 탄식만 하고 있을 때는 아닌 것 같다"며 "그간 역점을 둔
수출부문에서 특히 성과가 드러나고 있어 사원들도 상당히 고무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