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이야기"로 잘알려진 큰사람컴퓨터사의
황태욱사장(29)은 최근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의 치명적인 경험을 했다.

이회사가 심혈을 기울려 개발한 윈도전용 통신소프트웨어인 "이야기7.3"이
시판도 되기전에 벌써 PC통신의 공개자료실에 올려진 것.

이를 각 사용자들이 무료로 다운받는 사태가 생겨 11억원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이 사례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있고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가 하는 것을 설명해주는 한 단면이다.

정부는 정보화추진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소프트웨어등 지적재산에
대한 정당한 댓가지불에 익숙치 못한 행태가 정보화사회를 열어가는데
가장 저해되는 요소라고 지목하고 있다.

아직도 소프트웨어 등을 복사해서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사회의 정보화를 더디게 하고 정보산업의 발전을 방해한다는
설명이다.

BSA(미국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회)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을
78%로 보고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이에따라 한국을 아직도 지적재산권 우선감시대상국으로
올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계 전문가들은 우리사회의 전통적 관행과 문화적인 요소등도
정보화를 촉진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정보화는 다양한 정보를 생산하고 축적하며 유통시키는 횡적인 공유를
통해서만 촉진될 수있다.

그러나 우리의 고유한 문화들 가운데 이러한 것을 방해할 수있는
요소들이 상당이 내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기록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문화등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이러한 우려가 정보화의 초석이라고 말해지는 기록과 자료의 축적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또 대면문화를 중시하는 관행이 LAN(구역내통신망)구축을 방해하거나
첨단 정보통신망에 대한 사용기피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각종 정보를 갖고 있어도 가족등 일부인들만이 소유하고 널리
확산시키거나 타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꺼리는 습관등도 정보화촉진의
과제로 남아있다.

정보화촉진을 위해서는 이와함께 인터넷등 PC통신의 이용을 확산하기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3백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을 확보하고 있는 PC통신을 전국민이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이용토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요금을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인하하는등의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데이터통신요금의 인하는 수백억 수천억원에 이르는 자금투자보다
정보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초고속정보통신망에서
담을 그릇인 각종 응용프로그램에 대한 개발과 투자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신망 자체만으론 정보화를 국민 개개인이 체험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관계전문가들은 문화적인 행태개선과 제도의 보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결합등을 통해서만이 21세기 정보화사회를 열어가는
앞선 국가로 우뚝 설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댓가지불의 관행정착등이
정보화를 촉진하고 정보산업의 발전을 유도할 수있다는 지적이다.

< 윤진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