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으로 이룬 사랑"

결혼을 앞둔 청춘남녀들이 온라인상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결혼한다.

벌써 3쌍이 성공했다.

결혼을 약속한 커플도 6쌍.

현재 진행중인 선남선녀도 10쌍이다.

하이텔 PC동호회 "천생연분"은 이같이 아름다운 로맨스를 꿈꾸는
청춘남녀들이 아기자기한 음모(?)를 꾸미는 곳이다.

이런 음모는 보통 흥미와 관심을 끌게 마련.

그래서 개설한 지 8개월만에 2,300명의 회원들이 모였다.

천생연분회원들의 사랑나누기 방법은 다양하다.

대화방을 통해 대담하게 사랑을 나누는 "공개파"가 있는가 하면
메일을 이용, 그동안 맘에 두던 상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잠수파"도
있다.

더러는 게시판에 자신의 일기를 올려놓고 사랑을 찾는 "낭만파"도
있다.

그러나 천생연분동호회활동을 열심히 하는 "적극파"들이 역시 비교적
쉽게 커플을 만나고 있다.

천생연분은 온라인상에서만의 모임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고 있다.

대표시삽을 맡고 있는 박충호씨(30)는 두달에 한번씩 전국모임을
주선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한달에 한번씩 모이는 곳도 있고 번개모임을 적극
활용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환상적(?)으로 보이는 천생연분에 가입하기에는 적지
않은 인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2~3번의 가입신청을 거절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7번 실패끝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들르는 이용자들이 많아 가입신청을 모두 받을
경우 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게 천생연분 운영진의 설명.

그러나 탈락한 경험이 있는 회원들이 활동도 적극적이라는게 천생연분
동호회의 중론이다.

박충호시삽은 "사랑을 구하는 것처럼 열심히 천생연분의 문을 두드리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온라인 이용자들을 천생연분에 초대한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