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3락".

한국통신 개인연금 유치전이 막판 혼탁양상을 보이면서 "1계좌당 40만원을
주면 따낼 수 있고 30만원만 줘도 떨어진다"는 리베이트수수 잡음이 일고
있다.

신설 생보사들은 30일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어 관계기관에 항의서한을
보내기로 하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 한국통신 개인연금 유치잡음이 지난
94년 포항제철 파동처럼 확대될 조짐이다.

이에 한국통신 개인연금유치전이 원점으로 돌아가 "자유경쟁"으로 번복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국통신 개인연금 유치전이 과당경쟁을 빚는 것은 연간 700억원대로
예상될 만큼 가입규모가 워낙 큰데다 이번 건이 앞으로 전개될 토지공사 등
공기업의 개인연금 입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

이에 따라 S, K생명의 경우 보험설계사들이 한국통신 직원을 각개전투식
으로 방문, 1계좌당 30만원을 연금가입비로 내주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쟁 생보사인 D생명은 유치판공비를 당초 계획했던 20만원의 2배인
40만원으로 올려 막판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 은행권의 경우 대출금리 1%포인트 할인외에 각종 특혜조건을 한국통신
측에 제시하고 물밑접촉중이라는 얘기다.

한국통신은 80여개 금융기관중에서 지난 27일 직원 인지도 조사를 통해
1차로 10개 금융기관(우체국의 체신공제는 별도자동 선정)을 선정했으나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다.

한국통신은 1차 선정 금융기관으로부터 다음달초 상품설명회를 들어
10개업체를 개인연금 취급기관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들 지정 금융기관에 개인연금을 드는 한국통신 직원 6만여명은 9월가입분
부터 10만원 한도내에서 절반을 회사측으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상품내용이 좋은 개인연금을 제시하는 금융기관부터 우선 선정한다는
한국통신의 방침에 따라 1차 관문 통과가 확실시되는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와 은행 투신 등이 새 상품을 "히든 카드"로 준비중이다.

특히 일부 생보사는 시판중인 개인연금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은 새 상품을
개발, 기존 계약자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감사원과 보험감독원의 감사설도 제기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해
이번 건이 지난 94년 포항제철 개인연금 입찰파동 때처럼 "회사별 선별지원
->신설 생보사 반발 ->자유경쟁"이라는 후유증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