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생명보험료 산출의 근거가 경험생명표를 지난 91년이후 5년간
바꾸지 않아 보험가입자가 보험료를 정상치보다 비싸게 내고 있다.

2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예정사망률과 발생사망율의 차이로 나타나는
사차익이 지난해 무려 5,261억원이나 기록할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험생명표 수정이 시급하다.

경험생명표 수정의 지연에 따라 보험가입자는 사차익배당을 통한 사후
보전에도 불구,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위험사망률 감소가 반영되지 않아
가입자는 그만큼 비싼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예컨대 사망보험금이 1억원인 암보험의 경우 현재 월 1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고 보면 경험생명표 조정으로 보험료가 월 8만-9만원으로 내려가도
사망시 보상은 똑같다.

정부는 인구조사통계인 국민생명표를 써오다 지난 88년 보험가입자의
사망률을 기초로 한 제1회 경험생명표를 작성했으며 이후 3년뒤인 91년
만든 제2회 경험생명표를 지금까지 써오고 있다.

생보업계가 의학기술발전 등으로 인해 인구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현실을 외면, 이익극대화를 위해 5년전의 경험생명표를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보험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생보사들이 사차익을 추후에 가입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발생한 사차익 5,261억원중
가입자의 주소불명 등으로 인해 41.2%인 2,166억원만 가입자에 배당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최근 투자수익률 감소등으로 경영수지가 어렵게 된 생보사의 이익을
늘려주기 위해 말없는 다수의 가입자에게 비싼 보험료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재정경제원은 "현재 보험개발원을 중심으로 경험생명표 수정을
위한 기초 통계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올해안에 수정이 힘들고 내년 4월에나
새 경험생명표를 시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