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진변호사(37)는 우리나라 법조계에서 정보통신분야의 개척자이다.

그는 초고속정보통신망 시범사업의 하나로 시작한 원격영상재판시스템과
관련법을 만드는 산파역을 했다.

영상재판시스템은 가벼운 사건의 경우 증인이나 변호인이 법원에
출석하지않고 재판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으로 울릉도와 경주법원사이에
시범적으로 운영되고있다.

전변호사는 법무법인태평양의 연구책임자로 원격영상재판시스템을
확장하는 프로젝트로 여념이 없다.

그는 통신분야나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독점문제에 대해서도 독보적인
연구성과를 보이고있다.

미국 버클리대에서 "독점소프트웨어시장의 저작권 및 공정거래문제"를
논제로 학위논문을 쓰면서 이 분야에서 성가를 쌓기시작했다.

최근에는 PC통신의 요금을 일반전화요금보다 값싸게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7월 국회 과학기술연구회에서 행한 전화요금체계 개선에 관한
연구발표는 선진화된 전화요금체계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독점통신사업자의 요금은 장기한계비용을 기초로 산정돼야한다"며
회선당 사용량이 많을수록 코스트가 떨어지는 만큼 요금도 낮춰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전변호사는 "소프트와이즈"라는 소프트웨어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이회사를 통해 인터넷 정보를 빨리찾을 수있는 정보검색엔진
개발에 힘쓰고있다.

그는 그런만큼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미국 버클리대의 하드디스크 컨트롤러 테크놀러지 코스이수,
마이크로소프트(MS)대학수료, 컴퓨터소프트웨어회사 설립,
원격영상재판시스템 확장사업 연구책임자등 보통 법조인에게는 생소한
이력을 가지고있다.

전변호사는 서울대를 졸업한뒤 모교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지난91년
미국으로 건너가 버클리대에서 공부하면서 정보통신분야의 신천지를
발견했다.

"대학에 앉아서 "렉시스 넥시스"라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법률정보
논문 기사 특허정보등을 찾아 웬만한 논문도 쓸수있는 시스템이
부러웠어요"

평소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이같은 환경은 정보통신분야에
심취할 수있는 최적의 여건이었다.

그는 버클리대에서 법학공부를 하는 도중에도 6개월과정의 하드디스크
컨트롤러 테크놀러지 코스를 마친뒤 로스엔젤레스(LA)로 건너가 MS대학에
입학, 컴퓨터 언어까지 수준급으로 올려놓았다.

"미국에 공부하는 동안 내가 사는 집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도서관
이었어요"

전변호사는 컴퓨터관련 전문잡지를 8개나 구독했고 컴퓨터 프로그램과
책만도 1만달러어치 이상을 사들일 정도로 컴퓨터에 몰입했었다.

"이제는 정보통신관련 입법방향을 연구하여 입법으로 연결되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십습니다"

그는 앞으로 법조계인사들로 구성된 정보법학회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정보통신관련 산업이 발전할수 있는 바람직한 입법활동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