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소프트웨어와 영화의 밀월시대가 열리는가"

한때 베스트셀러와 영화와의 밀월관계가 붐을 이룬적이 있었다.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하는 것이 당연시됐고 인기있는 영화는 책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게임소프트웨어가 최근들어 이같은 베스트셀러의 역할을 떠맡기 시작했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 게임소프트웨어가 잇따라 등장하는가 하면
게임소프트웨어의 시나리오를 주제로 한 영화가 선보이고 있다.

"줄거리만 좋으면 반은 성공"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게임소프트웨어와
영화와의 밀월관계는 양쪽 산업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신생 소프트웨어업체인 아이투는 오는 9월 추석때 개봉되는 "귀천도"를
게임소프트웨어로 제작키로 하고 이 영화제작사인 아브라삭스와 공동작업중
이다.

귀천도는 현재 촬영이 끝난상태로 아이투는 영화장면을 게임에 넣는 한편
PC사용자가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게임을 구성키로
했다.

오는 24일 "채널식스나인"을 개봉하는 애드시네마 역시 이를 게임
소프트웨어로 제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불법전파를 쏘아대는 해적방송국의 얘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게임화하기에 적합하다는게 애드시네마측의 설명이다.

게임과 영화의 결합은 만화영화에서 두드러진다.

LG미디어는 이달초 개봉된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의 제작사인 둘리나라및
서울무비와 협력,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시판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이에앞서 지난해말 돌꽃컴퍼니가만든 만화영화 "돌아온 영웅
홍길동"의 게임타이틀도 영화개봉과 함께 내놓아 큰 호응을 얻었다.

미래내소프트웨어도 만화영화 "아마게돈"이 개봉된 지난해말 동시에 게임
타이틀을 내놓았다.

LG소프트웨어는 아마게돈을 주제로한 3DO용 게임소프트웨어를 시판중이다.

게임과 영화의 만남은 주로 영화가 주도해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게임의 내용이 워낙 좋아 이를 영화화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한겨레정보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레이보우스튜디오가 공동개발해 오는
10월께 내놓을 윈도95용 게임소프트웨어인 "데들리타이드"를 영화로
제작키로 하고 레인보우스튜디오와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한겨레정보통신은 컴퓨터그래픽기술을 동원, 데들리타이드를 SF스릴러영화
로 재창조한다는 구상이다.

사실 게임과 영화산업의 밀월은 선진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

로보캅 터미네이터 콩고 스타트렉등은 게임소프트웨어와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유명 영화들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게임과 영화의 밀월시대가 열림으로써 시나리오
빈곤에 허덕이는 국내 이 분야 산업이 큰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