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도 프리미엄급시대다.

보통 흰우유에다 여러가지 기능을 첨가한 기능성 우유나 원유의 질을
높인 1등급 우유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우유회사들은 저렴한 일반 흰우유판매가 감소하는 대신 비싼 고급우유가
잘 팔려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있다.

프리미엄급 우유의 판매급증은 위스키 소주 오렌지주스 등 고급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추세에 지난해말 불거진 고름우유파동이 가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초까지만해도 고급우유시장은 파스퇴르우유가 독주하다시피 했다.

올들어서는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해태유업 등 거의 모든
우유회사들이 프리미엄급 우유를 내놓고 있다.

우유경쟁의 본무대가 일반 흰우유에서 프리미엄급으로 넘어온 듯한
인상이다.

매일유업의 "1등급 우유"는 200ml짜리 한 팩이 400원으로 일반 흰우유
330원보다 21%나 더 비싸다.

그러나 질좋은 우유이니 안심하고 마실수 있다는 제품이미지와 대대적인
광고공세로 8월들어 하루 27만 팩이 팔려나가고 있다.

흰우유 판매감소에 따른 경영손실을 메우고도 남는 실적이다.

매일 "1등급 우유"는 1ml당 체세포수가 20만마리이하인 원유만 모아
제품화한 것이 특징이다.

남양유업의 "아인슈타인"은 지난해 하루평균 30만개(200ml 기준)정도
판매됐으나 요즘은 하루 50만개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있다.

남양관계자는 "우유가 어린이들이 많이 마시는 제품인만큼 머리가
좋아진다는 DHA(뇌세포구성성분)를 첨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의 칼슘첨가 우유인 "생큐 칼슘알파"와 고지방우유인 "생큐 4.3"도
하루 33만개가 팔려 나갔다.

지난해 28만개에 비해 18%나 늘어난 수치다.

빙그레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무료검진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칼슘알파판촉에 상당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대 우유회사인 서울우유는 DHA 칼슘 등을 골고루 첨가한 어린이용
우유 "앙팡"을 내놓아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앙팡은 지난해 하루평균 68만2,000개가 팔렸으나 올들어 고급제품
선호기류를 타고 하루 80만개씩 나가고 있다.

우유업계는 소비자들의 고급우유 선호추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전체
우유시장(1조3,000억원)의 10%를 차지했던 프리미엄급우유가 올해에는
20%로 껑충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일부와 소비자단체에서는 "우유자체가 완전식품으로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식품인데 여기에 몇가지 기능을 부가한 것은 영양공급상에
큰 의미가 없다"며 "고급우유로 가격만 올리는 것보다 우유의 전체
소비량을 늘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고급우유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해태유업 등 주요 5개 유업체의 흰우유판매량은 2,253t
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2,351t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