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영(회장 엄상호)의 제3자인수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상태라면 건영과 서울은행이 제시한 "이달말 인수작업완료"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금융권의 자금지원 지속여부와 건영의 기득권보장 등 제3자인수
과정의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는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현재로선 동성종합건설(회장 허진석)을 중심으로한 주택공제조합컨소시엄의
건영인수가 유력한 상태다.

건영의 엄회장은 지난 5일 저녁에도 동성의 허회장을 만나 인수조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엄회장은 자신의 기득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건영을 동성에 넘기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건영의 제3자인수작업은 동성종합건설로 가닥이 잡혀가는
상태다.

동성측은 단독으로 건영을 인수하기 보다는 한국종합건설등 비슷한 규모의
주택건설업체와 주택공제조합 컨소시엄을 구성, 건영을 인수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종합건설외에 LG 한화 미원그룹 등도 직간접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채권단이 과연 인수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자금지원을 계속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표순기 서울은행상무는 일단 "제3자인수작업이 이달말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본다"며 "그때까지는 자금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종금사 등
제2금융기관이 담보로 잡고 있는 견질어음을 교환에 회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일부 종금사들은 벌써 담보를 제대로 취득하지 않은 회사형편상 견질어음을
교환에 돌려 여신을 회수할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표상무도 제2금융기관이 견질어음과 만기가 된 물대어음을 연장해줘야만
지속적인 자금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만일 채권금융기관의 이견으로 견질어음이 교환에 회부되면 건영은
"부도 <>법정관리 <>제3자인수"라는 길을 걸을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건영의 엄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순순히 포기할 것인지도 변수다.

서울은행이 "엄회장이 지난달 26일 제3자인수를 약속해놓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1차부도를 냈다"고 밝힌 걸로 미뤄 엄회장이 지분매각에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만일 엄회장이 제3자인수과정에서 기득권보장을 지나치게 고집할 경우
3자인수작업은 상당기간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