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원료.사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고감성.고기능성 신소재 섬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업계.학계.정부대표들은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을 위해서는 원사업체와
직물 의류업계간의 보다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업계대표들은 원모 원사 등 원자재에 대한 무관세화와
기본관세율 8%로 돼있는 섬유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부대표들은 관세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를 약속했다.

또 업계대표들은 만성화된 인력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해외인력 추가
도입을 요구했다.

업계.학계.정부대표들은 섬유산업이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사실에
인식을 같이하고 섬유산업을 제조업을 넘어서는 생활문화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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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 = 과거에는 국내적으로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섬유원료나 사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수요가 고급화됨으로써 더 이상 노동력으로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차원의 경쟁력 확보전략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를 위해 기업계 학계 정부 등 모든부문의 지혜와 협력이 요청됩니다.

섬유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근대화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업스트림인 섬유 원료.사 산업은 중.하류부문의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부문의 경쟁력확보는 섬유산업전체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해외시장에서의 한국 섬유원료.사 산업의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최문호 미쓰비시 한국현지법인사장 = 가격 측면에서 한국 섬유원료.
제품의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공급이 구조적으로 너무 과다합니다.

품질면에서 보면 범용제품은 정상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소비자 필요에
맞는 제품개발에는 미흡한 실정입니다.

소량이지만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급자가 왕이다"는 자세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이 점에서 본받을 만 합니다.

대반은 "수요자가 왕이다"는 입장에서 소량다품종 체제를 갖추고
소비자의 반응에 유연하게 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습니다.

공장에서 수요처까지의 납기가 불과 3일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이런 잇점을 충분히 살려야 합니다.

다품종소량의 유연체제를 확립해 일본 수요자의 반응에 발빠르게
응해야 합니다.

서비스측면에서도 항상 경기가 나빠질 때를 대비해 바이어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합니다.

<>장병주 (주)대우부사장 = 섬유원료.사 산업은 원래 수입대체산업으로
육성됐습니다.

국내 직물업계에 대한 공급 후에 남은 물량으로 수출했습니다.

수출품도 대개 중.저가품으로 폴리에스터 단섬유의 경우 대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또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상당히 합섬공장을 건설해 한국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임국가와 가격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일본의 도레이처럼 생산기지의 글로벌화가 필요합니다.

제조업체 단독으로 해외 진출이 어렵다면 종합상사와 합자도 고려해
볼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대우는 대농과 함께 7만추 규모의 면방공장을
우즈베키스탄에 건설했습니다.

<>박장관 = 정부에서는 한국의 섬유원료.사 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김상열 통상산업부 수출과장 = 경쟁력의 결과가 수출실적으로
연결되는데 모사나 면사의 경우 각각 지난해 수출이 3천8백만달러와
2억2천만달러로 답보상태에 불과합니다.

화섬의 경우는 경쟁력이 있어 작년 8억5백만달러를 수출해 94년에
비해 50%정도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수입도 증가해 지난해 화섬수입은 8억1천6백만달로로 1천만달러의
적자를 봤습니다.

특히 대만으로부터 소량다품종 제품이 쇄도함으로써 국내시장을 많이
잠식당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의 추격도 대단합니다.

한국의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품질향상을 위한 정책전환이
필요합니다.

<>박장관 = 이제 한국 섬유원료.사 산업의 기술수준을 평가해 보고
낙후된 부문과 요인 그리고 이의 제고방안을 토론해 보죠.

<>김상용 서울대교수 =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일본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80%에 불과합니다.

일본이 40년대부터 합섬기술에 대한 연구에 착수한 반면 한국은 70년대에
들어서야 합섬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약 30년의 기술격차가 있는 셈이죠.

한국은 이후 20~30년간 연구에 노력을 기울여 지금은 일본과 약 10년
정도의 격차로 따라 붙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본과 연구패턴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일본은 합섬회사가 합작해 기초적인 연구를 개발한 후 이를 바탕으로
각사의 독창적인 기술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비해 우리 화섬업체들은
공동기술연구가 미흡합니다.

그만큼 연구분야의 낭비가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화섬협회 등이 주선해 각 업체들이 기초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착해 나가야 합니다.

미국은 지난 92년부터 94년까지 암텍스 등에 2천5백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연구기관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섬유산업을 첨단기술산업으로 진전시켰으며 국민들에게
섬유산업이 결코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우리도 국민들에개 이런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선전작업이 필요합니다.

<>강석주 생산기술연구원수석연구원 = 한국의 원료.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용 신섬유 등 신소재 개발이 필요합니다.

탄소섬유 건축용 섬유 등 산업용 섬유는 일본의 기술수준이 앞서
있습니다.

아라미드 섬유는 미국쪽이 앞서가고 있고 레이온 대체소재인 텐셀은
영국와 오스트리아가 개발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의 기술수준이 낮은 이유는 고급연구인력이 산업체보다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밀집해 산.학연구체제가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산.학.연의 공동연구체제가 확립되면 우리도 신섬유 개발이 충분합니다.

단적인 예로 펄프가 원료인 텐셀의 경우 현재 우리나라의 닥나무가
가장 좋은 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충분히 차별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지는 가지고 있습니다.

화섬사의 연구개발능력은 이미 선진국에 접근했으나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인 다운스트림쪽에 연구개발능력이 미흡합니다.

전반적으로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차별화 기술이
중소기업에 이양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대량생산체제에서는 신기술에 대한 시험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소규모 파일럿 시설을 연구소내에 설치해 개발된 기술의 상용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박장관 = 직물 디자인입장에서 업스트림인 원사부문의 기술수준
미흡으로 애로를 겪지는 않습니까.

<>이동녕 (주)화코스사장 = 그렇습니다.

차별화 원사가 부족하면 차별화된 직물이 생산될 수 없습니다.

고부가가치 원사가 부족해 이태리 영국 등 외국으로부터 원사수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사의 종류가 범용제품에 치중돼 있어 패션성 있는
차별화제품이 부족합니다.

고부가가치 원사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직물 디자이너와
원사업계간 협력관계가 필요합니다.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간의 연결을 담당하는 컨버터의
역할이 증대되어야 합니다.

<>박영기 통상산업부기술품질국장 = 섬유원료의 기술수준은 범용품의
경우 선진국의 80% 차별화 제품은 30%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차별화 기술이 낙후된 것은 차별화 설계기술이 미흡하고 염색
가공 등 후가공기술이 낙후돼 있기 때문입니다.

또 생산구조의 자동화율이 미흡해 다품종소량생산체제에 맞지 않습니다.

<>박장관 = 이제 한국 섬유원료.사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해
토론해 보겠습니다.

생산업계의 애로사항과 중장기적 비전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을 중심으로
말씀해 주시죠.

<>한형수 제일합섬부회장 = 도레이가 총매출의 5%가 넘는 액수를
기술개발에 투자하는데 비해 제일합섬의 기술투자액은 총매출액의 2%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기술개발 투자액이 적은 것은 감가상각비 금융비용 인건비 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고비용구조로 말미암아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것이죠.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SOC등에 대한 정부투자도 중요하지만 기업체
스스로도 장기저리의 해외비용을 통해 기술개발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고감성.고기능성 섬유개발을 위해서는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간 유기적인
협조관계 유지가 중요합니다.

현재는 중소기업고유업종 등 대기업규제로 말미암아 협력업체와의
공동경영이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단계적으로 스트림간 협업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제도보완이 필요합니다.

<>서민석 동일방직회장 = 80년대말까지 섬유가 경제발전의 원동력
이었으며 특히 면방은 경제발전의 기초였습니다.

80년대말 3백50만추에 이르던 직기가 현재는 2백30만추로 줄었습니다.

이처럼 설비가 감소가 감소한 것은 만성적인 인력부족 상태에 기인합니다.

현재 인력부족율은 10%에 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면방협회 19개 회원사는 대기업으로 분류돼 해외인력도 쓸 수
없습니다.

면방업은 24시간 3교대로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정책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의류제품의 수입관세가 낮아 의류 수입이 급증한 것도 면방업이 부진한
이유의 하나입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처럼 적절한 수입규제조치가 필요합니다.

남자용 진바지의 경우 일본은 14~18% EU는 14% 미국은 17%의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와이셔츠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일본 16.8% EU는 13% 미국은
21%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률적으로 8%의 기본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죠.

<>박장관 = 관세율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지금까지 꾸준히 검토해
왔으며 관계기관과 협의해 합리적으로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영우 (주)대원사장 = 최근 중국을 방문해 공장설립을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기를 옮기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포기했습니다.

2만추의 직기를 옮기는 데 약 4천만달러가 소요됩니다.

이런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옮기고 싶지 않고 싶지 않았습니다.

외국인력을 2백명만 들여오면 직기 1만추를 해외로 옮기지 않아도
됩니다.

현재 모방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력수급입니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 여공들을 위한 특별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이
오래 붙어 있으려 하지 않습니다.

1~2년 후에는 경기가 더 좋은 업종으로 옮겨 버리고 맙니다.

인력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이들이 졸업시까지는 옮기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거나 해외인력의 추가도입이 필요합니다.

<>박장관 = 해외 연수생을 작년까지 5만명을 도입했습니다.

올해는 2만명을 추가도입했도 수출중소기업을 위해 1만명 추가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전체적으로 외국근로자를 들여오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제약이 따릅니다.

사회.문화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외국인력의 추가도입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인력문제는 해외연수생의 추가도입의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라
여성인력의 활용 중소기업에 대한 자동화 자금지원 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기혼여성의 직업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탁아소설치 등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변양호 재정경제원산업경제과장 = 예산이 허락하는 한에서 신소재
개발을 위한 보조금 지원 등 구체적인 지원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원면 원모 등에 대한 무관세화와 완제품에 대한 수입관세율 인상은
앞으로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계속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는 경제력집중억제를 위해 필요한 부문을 제외하고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입니다.

<>서사현 통상산업부생활공업국장 = 섬유산업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대기업의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양해 복합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정책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박장관 = 섬유원료.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개발한 기술을 복제하는 단계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업인의 의지 뿐 아니라 근로자
정부의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고비용구조로 말미암아 연구.개발 (R&D) 투자비율이 낮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고비용구조 저연구개발투자비율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각 주체의 참여와 창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 정리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