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에 따른 재고증가로 대기업들의 운전자금수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그동안 금융권에 여유자금을 공급하던 삼성전자는
올 8월 산업증권 또는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1천억원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방안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1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이후1년만에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현재 은행등 금융권에 약4천억원의 여유자금을 예치해
두있으나 오는 9월이면 자금잉여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람은행등 일부은행은 최근 삼성전자의 자금을 3-4백억원씩 받아놓고
있었으나 최근에는에금잔고가 1백-2백억운 수준으로 뚝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삼성종합화학 삼성승용차등도 최근 운용자금차입을 다소
늘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역시 이번주중 임금협상이 타결되면 지급해야 할 4백억원등
모두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내달까지 추가로 필요해 기업어음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5월 금리하락기에 금리가 추가하락할 것으로 보고
장기차입금을 대거 상환한 탓에 자동차 전자 중공업등 그룹계열사가
전체적으로 단기자금이 다소 부족한 상태다.

LG전자 역시 그동안은 금융권에서 자금을 쓰라고 해도 거부했으나
최근에는 자금을 쓰겠다고 나서고 있다.

종금사관계자들은 "최근 수출등매출이 부진한 자동차 전자 중공업등을
중심으로 어음할인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건당 할인규모도 수백억원에서
심지어 1천억짜리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자금여유를 보이던 대기업들이 콜자금을 빌려 당좌차월을
상환하던 "재테크"도 이같은 운영자금부족때문에 사라지고 있다.

더구나 연12.5%수준의 콜금리와 연12.8%수준의 당좌차월 금리간에
차이가 별로 없어 이같은 차익거래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관계자는 "기업들의 운전자금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자금이 절대 부족한 정도까지는 아니라 창구에서 은행과 기업간에
금리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의 기업자금수요증가는 재고증가에 따른 재고금융수요일뿐
설비투자수요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규모가 그리 크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