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상 <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

국내신발산업은 중.저가품 생산라인의 개도국 이전과함께 신발생산기지로서
의 전통적 위치가 약화되고 있다.

반면 기술집약적인 고급 신제품 및 고기능성 소재부품의 개발과 수출기지
로서의 위치는 강화되는 추세이다.

코오롱상사의 경우 대부분의 국내신발업체와 달리 자체 생산공장을 보유
하지 않고 국내와 중국등의 하청공장에 생산을 의존하면서 제품개발과
마케팅부문에 주력하여 성공을 거둔 특이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코오롱상사의 엑티브(ACTIV) 브랜드 신발이 프랑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신발업체들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첫째 OEM수출의 한계에 봉착한 한국신발업체들은 생산에만 전념하던 종래의
방식에서 벗어나 마케팅과 연구개발에 보다 공을 들여 부가가치를 높일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국신발산업은 경쟁국에 비해 가죽 인조피혁등 소재부문의 경쟁력이
높다.

따라서 고기능성 신발제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하며 개별 신발
업체와 한국신발연구소 체육연구소 등과의 상호협조체제가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 프랑스에는 스포츠화 부문에 자국브랜드가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엑티브 브랜드 상륙작전을 추진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고유브랜드와의 경쟁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틈새시장
(Niche Market)을 발견하여 공격적 진출을 감행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고유브랜드 수출에 이렇다할 성과를 보지 못했던 국내 신발업체들도 유럽
동구권 러시아 중국등의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여 R&D와 마케팅을
생산과 연계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브랜드 국제화의 방안으로 할인점보다 고급 유통망에 진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이 중요하다.

또한 다른 브랜드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기능성에 패션성을 가미,
한차원 앞서가는 제품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즉 브랜드력이 없는 물량확대는 장기적으로 상권구축에 불리하다는 점이
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코오롱상사는 산발산업에 있어 부가가치의 창출은 주로 디자인
개발 샘플제조등 개발부문과 마케팅부문에서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들 부문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는 점이 특징이다.

88년 올림픽개최와 2002년 월드컵 개최결정 등으로 스포츠 용품에 대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미지를 전세계적으로 부각시키기에 좋은 여건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 신발산업은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여 스포츠화 고유
브랜드 수출을 성공시켜야 할것이다.

그동안 세계 신발생산의 종수국임을 자처하면서 고유브랜드 수출에 성공적
이지 못했던 한국신발업계에 엑티브의 성공은 "메이드 인 코리아" 스포츠화
가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잃지 않고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