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오는98년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인 F1 그랑프리를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중견그룹인 세풍그룹은 최근 국제자동차경기 공인기관인 FIA(국제자동차
연맹)및 FOCA(F1자동차 제조자협회)와 F1그랑프리 개최권 협약을 맺고 전북
군산에 경기장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후발주자인 현대자동차측도 남양만 연구소내에 F1경주 전용경기장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밝히고 오는 98년 경기장이 완공됨과 동시에 F1그랑프리대회등
세계 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 개최를 위해 FIA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F1그랑프리"는 어떤 대회인가.

용어조차 생소한 F1대회 유치를 위한 업계의 경쟁을 보면서 일반인들의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F1그랑프리대회"는 선진국에선 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에 이어 "지구촌
3대 스포츠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인기를 끌고있는 자동차 경주대회다.

세계 150개국으로 위성 중계돼 지구촌 30억 인구가 시청할 정도로 이미
탄탄한 대중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는 스포츠이다.

국내에도 외국 위성방송을 통해 F1그랑프리의 생중계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고 보면 국내에서도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경기로 볼
수 있다.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기술과 드라이빙기술을 자랑하는 모터스포츠
의 한마당이다.

3000cc급 스포츠전용차인 F1(규격1)차로 치러지기 때문에 "모터 스포츠의
꽃"이라고도 불린다.

F1규격차는 일반 경주용차와 달리 특수 제작된다.

대형바퀴가 차체밖으로 튀어나와 있고 운전석도 제트기 조종석처럼 하나뿐
이다.

길이 4m 안팎에 차폭은 1.5m 내외로 유선형형태로 제작되어 공기저항력을
줄이기 위해 바닥으로 최대한 내려앉아 달린다.

보통 4-7km정도의 경기장 코스를 수십 바퀴 돌면서 총 305km 이상을 주파
해야 한다.

관람객들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귀를 찢는듯한 굉음에 매료된다.

이같은 F1대회는 영국, 프랑스, 이태리, 브라질, 호주, 일본 등 매년
14개국을 돌아가며 16전의 경기를 치르고 "1국 1대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개최국에는 모나코처럼 작은 나라들도 끼어 있지만 동양권에서는 일본만이
유일하게 이 경기를 유치해 왔다.

경기는 한 곳에서 3일간 진행되며 평균 관람객은 9만명을 넘고 있다.

지난해 열렸던 F1그랑프리 대회에서는 호주 20만명, 독일 12만명, 이탈리아
8만명, 일본 14만5천명 등 평균 9만1천명이 경기장에 나와 레이스를 지켜
봤다.

세계적인 F1경기장은 한해 평균 2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98년이면 이같은 F1대회를 국내에서 즐길 수 있게 된다.

세풍이 F1경기장 건설에 투입하는 비용은 각각 800억원대.

관람객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진다.

또 인근에 골프장, 외국 민속관 등 위락단지 건설에 200억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F1경기 팬들이 대부분 부유층이어서 경기장 주변 시설의 수입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98년엔 4만명의 관람객을 시작으로 2000년 5만명 그리고 2년후인 2002년
에는 외국인 4만명을 포함 총 8만명에 달할 것으로 세풍의 관계자들은 추산
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운영만 된다면 투자비는 경기장 입장 수입과 부대사업을 통해
3년만에 충분히 뽑을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세풍측 관계자는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는 인간의 체능과 자동차 품질의
조화를 시험하는 것"이라며 "국내 F1대회 개최가 자동차산업 발전은 물론
자동차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