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고객을 유치하라"

국내 최대의 증권사인 대우증권은 객장도 주문표도 없는 사이버 증권사
건설에 나섰다.

사이버 증권사의 고객은 네티즌이다.

고객은 계좌를 개설할 때만 영업점을 들르면 객장이라는 답답한 공간에서
해방된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계좌에 보관된 증권과 현금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매매주문까지 낼 수 있다.

사이버 증권사는 인터넷을 통해 객장에 나가는 것보다 훨씬 신속하고
정확한 투자정보를 제공해 준다.

투자자와 증권사직원을 연결해 주는 채널도 있어 마치 증권사 객장에 나가
있는 것처럼 시장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피부로 느끼게 만들어준다.

대우증권은 지난2월 인터넷 웹서비스(http://www.securities.co.kr)를
시작한 이후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 사이버 증권사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남은 과제는 해커를 방지하고 클레임을 막는 제도적 장치 뿐이다.

대우증권 인터넷 웹서비스는 초기화면부터 증권사 객장냄새가 물씬 나도록
설계됐다.

홈페이지에 접속하자마자 현재시각의 종합주가지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투자자는 여기서부터 간단한 마우스 조작만으로 각종 증권정보를 찾아
나설수 있다.

복잡한 종목코드를 몰라도 손쉽게 시세를 볼수 있어 편리하다.

웹서비스는 회사소개에서부터 증권시장정보 연구분석자료 해외금융정보
전자우편 인터넷전화등의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는 증권시장정보.

주식시세와 시황을 실시간으로 볼수 있어 개설된지 3개월도 안돼 접속라인
이 부족할 정도로 붐비는 공간이 됐다.

대우증권의 연구진들이 주요종목과 시장흐름을 분석한 고급정보가 그래프
분석자료와 함께 제공되어 전문투자자들이 애호하는 페이지가 됐다.

웹서비스 개발의 주역인 유용환과장(DIAL-VAN팀장)은 "지난6월 한달동안
웹서비스 접속이 110만건에 이르렀다"며 "통신망만 잘 갖춰진다면 매월
200만건 정도의 접속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할 때 50만건 정도의 접속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이상의 접속이 이뤄지고 있어 사이버 증권사의 꿈도 어렵지
않게 이뤄질 것으로 낙관했다.

사용자층도 두텁다.

국내에 1만5,000여명의 네티즌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1,000명이상의
해외고객도 인터넷 공간을 드나들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의 웹서비스는 한글과 영문 2가지로 제공되고 있다.

대우의 웹서비스는 대고객서비스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회사의 업무스타일도
바꿔 놓았다.

해외지사와의 연락은 모두 전자우편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전화도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유과장은 "웹서비스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사이버 증권사가 탄생하면
증권사의 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넓고 화려한 객장보다 풍부한 투자정보를 갖춘 사이버공간이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는 것이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