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릴과 철간판이 주종을 이뤘던 옥외광고에 "플렉스"(Flex)가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플렉스광고란 출렁거리는 유연성 원단에 점착식 시트를 부착하거나 컴퓨터
그래픽기법을 이용하여 사진이나 그림 등의 비주얼을 표현한 것.

주유소의 폴사인이나 소매점의 간판 등에 주로 이용돼 오다가 최근엔
대기업들이 기업이미지통일(CI) 작업에 나서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플렉스는 지난 91년 걸프전의 영향으로 네온사인의 신규허가가 전면 금지
되면서 대체소재로 도입됐지만 최근엔 깨끗한 화면과 편리한 사용법을 인정
받아 고급 옥외광고용 신소재로 인기끌고 있다.

플렉스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진 그림 등의 비주얼 표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네온사인이나 옥외간판들이 단순한 문자 위주로 기업명이나 제품명
을 알리는 고지광고에 주력했다면 플렉스는 완벽한 실사연출을 통한 이미지
광고가 가능하다.

깨끗한 원색표현이 가능한 플렉스광고가 늘어나며 도시미관도 산뜻하게
변하는 추세다.

자유로운 디자인표현이 가능해 주목효과가 높고 광고메시지의 전달도
간명한데다 도시공간마저 생동감있게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플렉스는 또 빛의 투과율이 높아 내부에 형광등을 설치하면 밤에도
네온사인 못지 않은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화면교체가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하여 제품주기에 따라 신속하게 광고도안
을 변경하는 기동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네온사인의 경우 가로 20m, 세로 10m의 옥외광고를 제작할 경우 4,000만원
가량 들지만 플렉스는 1,800만원선으로 절반이면 만들 수 있다.

도안을 변경할때도 1평방m당 네온사인은 60만원이 들어가지만 플렉스는
15만원선이면 해결된다.

이처럼 플렉스가 신소재로 인기를 끌자 3M등 외국기업이 독점해온 소재
시장에 국내 대기업이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LG화학이 94년초 플렉스의 국산화에 성공, "럭키후렉스"라는 자체상표를
내놓은 이후 코오롱이 "K후렉스", 선경인더스트리가 "스카이후렉스",
한화종합화학이 "유니후렉스" 등으로 가세했다.

국내 광고용 소재시장의 전체 규모도 94년 1,000억원, 95년 1,300억원,
올해는 1,700억원대가 예상되는 등 매년 25~30%가량 급성장하고 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