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의 상당수는 패션이나 유행에 민감하며 음악이나 영화같은
예술분야에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가 국내 소비자 6천명을 대상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1%인 1천2백38명이 "서구지향적 감각추구형"의
소비행태를 보여 최대 소비집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10대의 37.1%,20대의 30.5%가 이러한 성향을 보여 기업들이
이들의 소비행태를 감안한 유스(Youth)마켓 공략술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사를 기획한 조형오박사는 "국내 소비자들을 6개 집단으로
유형화한 결과 각 집단마다 소비패턴의 차이가 컸다"며 "이번 조사가
시장의 속성을 심층적으로 반영한 마케팅전략의 수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소비자집단의 특성을 알아본다.

<>서구지향적 자아추구형 = 멋이나 유행에 민감하며 서양식 문화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인다.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도 강해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며
사회규범이나 조직의 틀에 얽매이기를 거부한다.

취미생활 교육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유행이나 연예계소식도
궁금해 한다.

운동과 취미생활을 좋아해 여행을 자주하는 편이다.

10대(24.9%)와 20대(21.8%)에서 가장 많다.

<>규범중시 현실불만형 =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 보다는 규범을
중시하며 집단의 틀안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높은 집단이다.

서구문화에 대해서도 배타적이며 자기개발에 대한 욕구가 가장 낮다.

그러나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이 많고 사회와 인간관계에도 냉소적이어서
사회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레저나 취미생활에도 소극적이다.

30대(16.7%)와 40대(16.0%)에서 많으며 여성 자영업자 불교신자 중에서
자주 눈에 띈다.

<>미래지향적 갈등형 = 전통적 가족관에 강한 집착을 보이면서도
가족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는 작은 이중성을 보인다.

사회적 변화욕구도 큰 편이다.

정치 남북문제 등엔 관심을 보이나 사회적 사건이나 주택문제 물가
등엔 시큰둥하다.

축구 농구 탁구 등 구기운동과 등산 을 좋아하며 바둑 장기 당구같은
잡기에도 능하다.

컴퓨터의 이용율 역시 가장 높은 집단이다.

대학생과 전문직에서 가장 많은데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가구주의
학력이 높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어 갈등의 요인을 짐작케 한다.

<>전통지향적 현실순응형 = 유행이나 서구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가장
낮다.

자기개발욕구나 개성도 없어 가족속에서 안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취미나 문화생활도 즐기지 않아 바둑 화투 낚시 정도에만 관심을
보인다.

자신의 삶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사회변화에 대한 욕구는 없다.

40대(26.5%)와 50대(32.8%) 등 나이가 많을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늘어나며 특히 결혼한지 20년 이상된 부부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성향이다.

<>서구지향적 감각추구형 = 패션이나 유행에 관심이 많지만 자기개발을
위한 노력엔 게으른 편이다.

전통적 가족관이나 결혼관 등 기성질서에 가장 비판적인 집단이다.

패션 취미생활 이성교제 등엔 적극적이면서도 건강 자녀교육 재산증식
등엔 별 관심을 두지않는 양극화된 경향을 보인다.

볼링 농구 롤러스케팅과 전자오락을 무척 좋아하며 음악 미술 영화
연극 등 예술분야에도 관심이 높은 낭만파들이다.

남자보다는 여성, 대학생과 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에게서 두드러진다.

<>안정지향적 현실향유형 = 가족과의 여가생활이나 주변집단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나 개인적인 취미생활도 즐기는 여유를 보인다.

삶에 대한 만족이나 안정감도 가장 높은 중산층이다.

건강 자녀교육 주택 세제 등 생활주변의 정보에 관심이 많은 실속파들로
30-50대의 중년층에서 주로 발견되는 집단이다.

<이영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