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개발 사이클이 "양극화"되고 있다.

소형 가전의 개발주기는 짧아지는 반면 대형 가전제품의 신제품
사이클은 오히려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본기능이 강조되면서 종전 "1년"단위의
신상품 개발 기간이 적어도 2년, 길면 3-4년 씩으로 늘어나고 있다.

대우전자는 지난 9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공기방울"세탁기를 여전히
주력 상품으로 판매중이다.

VTR 역시 지난 94년 첫 출시된 "다이아몬드 헤드"가 여전히 간판상품이다.

입체냉각 방식의 "탱크 냉장고"는 지난 94년 1월 출시된 이래 2년여
동안 대우 냉장고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립냉각 방식을 채택한 냉장고가 2년째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1월 신제품으로 나온 "독립만세" 냉장고도 기본 원리에 있어선
독립냉각 방식이다.

"애지 펄" 방식을 채용한 "손빨래"세탁기는 지난해 상반기 이후
모델변경 없이 판매되고 있다.

TV(명품)와 VTR도 지난 94년 이후 첫 출시된 이후 3년째 기본 모델
변경 없이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월 출시한 "아트비전 골드"나 3배속 전용헤드를
채용한 "하이비디오"등이 대표적인 장수 상품이다.

반면 소형가전의 신상품 출시 사이클은 급속도로 짧아지고 있다.

신기술 채용을 포함해 디자인 색상등 부분적인 모델을 변경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소형가전일수록 소비자들이 쉽게 싫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전사들이 기본기능 경쟁을 벌이면서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길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 3~4년까지
기본 모델 변경 없이 출시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