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에 참석중인 조석래
한국PBEC 위원장(효성그룹 회장)은 21일 "일본은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을
개방하고 아시아국가들의 경제발전을 위해 기술과 자본을 이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개막 이틀째를 맞아 쉐라톤 워싱턴호텔에서 열린 제29차 PBEC총회에서
조회장은 "21세기의 일본"이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회장의 "일본이 세계적 지도국가로 신뢰받기 위해서는 2차대전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전제한뒤 "일본의 반성은 반성자체보다도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의미한다"고 연설했다.

또 "일본의 산업화는 아시아제국에 기술과 자본을 공급함으로써 아시아의
산업화를 선도했으나 이러한 관계가 일본에게만 유리했다는 인식이 역내
각국에 퍼져있다"고 강조한 조회장은 "이런 인식을 불식키기위해 일본은
규제완화를 통해 시장을 개방하고 아시아국가에 기술과 자본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회장은 이어 "본은 아시아제국에 대한 기술공여로 오히려 보다
효율적인 역내 분업체계를 이룩할 수 있다"면서 "일본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아시아의 선도국 입장에 서야하고 경제적 이익보다는
역내 고유의 문화적 가치와 전통을 지키는 선도역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 이의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