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KIET)은 앞으로 ''수출둔화, 수입급증'' 현상이 더 심해진다고
분석했다.

무역적자 방어대책도 내놓았다.

KIET가 제시한 무역적자 증가원인과 대책을 정리한다.

< 무역적자 왜 늘어나나 >

올해는 전반적인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둔화되나
내년에는 수출쪽에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입이 늘어나
무역적자가 올해보다 확대된다는 것이다.

내년 중반이후 수입증가가 예상되는 것은 경기가 그 즈음부터 확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보이고 있는 경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다가
중반이후 확장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주춤하고 있는 자본재와 원자재수입이
다소 확대되리라는 것.

여기에다 지금도 빠른 속도로 늘고있는 소비재수입과 맞물려 수입확대에
의한 무역적자확대가 예상된다는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 업종별 수출전망 >

업종별로는 자동차, 반도체 등의 전자부품, 가전제품이 수출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의 경우 내년에 아시아및 동구권에서 세계 주요자동차기업들의
현지생산이 확대되고 선진국기업의 월드카계획에 따라 소형차판매가
본격화돼 수출이 더욱 둔화돼 내년에는 올해보다 9.5%늘어나는데 그친다는
전망이다.

최근 수출부진이 현저한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도 반도체의 가격하락과
컬러TV브라운관의 현지생산확대로 수출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전은 일본기업들의 동남아현지법인이 생산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국내기업들도 해외복합생산단지를 가동함에 따라 직수출이 줄어 내년
수출증가율은 4.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 무역수지방어대책과 평가 >

연구원은 무역수지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음에 따라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수출착수금이나 수출선수금규제완화, 원자재관세이하 등 단기적인대책외에도
중장기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해외직접투자규제를 완화, 자본유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원화환율
을 적정하게 유지하고 민간부문이나 정부부문에서 불요불급한 투자를 억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본재산업육성대책을 강화, 수입수요를 줄여나가면서 수출보험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96/97년 무역수지전망과 대책" 자료중 일부
통계에 대한 신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구원스스로도 이번 자료는 공식발표를 위한 최종자료가 아니라 최근
악화되고 있는 무역적자추세등과 관련, 정부와 의견을 나누기위해 만든
초안이어서 수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은 이날 이규억 산업연구원장으로부터 무역수지
전망보고를 받은후 "5월의 수출입동향을 지켜보고 주요 업계와 차례로
간담회를 갖은뒤6월초께야 올해의 수출입전망을 제대로 할수 있을 것"
이라며 연구원자료의 신뢰도를 낮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이와관련, 이원장은 "올해 무역적자가 통산부전망(70억달러)보다 많은
87억달러에 달하고 내년에는 1백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은 일부
업종에 대한 실태조사가 미흡해 최종 전망치로 내놓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이원장은 석유화학업종 등 일부 업종의 포괄범위와 관련, 연구원자체의
생각과 통산부가 규정하는 범위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발견된데다 환율
전망에 대해연구원간에도 이견이 있어 앞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