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외곽의 딴뚜안 수출자유공단에 있는 가방생산업체인 풍국산업의
현지생산공장인 PK사이공.

총1천8백명의 베트남 종업원을 고용해 델시 아디다스 엘레쎄등의 가방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생산하고있는 이공장은 한국 중소기업이 베트남
현지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92년 베트남 수교당시 진출한 풍국은 지속적인 라인 확장으로 올해
이곳에서 2천8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최근 한국인 투자공장에서 노동쟁의가 빈발하고있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는것을 감안할때 이공장의 안정적인 성장은 여타 기업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있다.

공장 책임자인 이정영 상무는 임금인상도 중요하지만 인간적인 대우와
복지설비를 제대로 갖추어주면 노동쟁의는 발생하지않는다고 밝힌다.

풍국의 경우와 달리 사이공에서는 올들어 4건의 노조파업이 모두 한국인
기업에서 일어나는 등 현지인들과의 마찰이 사회문제로 확대되고있다.

또 최근 베트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최저임금을 35달러선에서 지역에
따라서 40-45달러선으로 인상할 방침으로 알려져 현지기업인들사이에
베트남 진출에 대한 우려까지 낳고있다.

특히 저임 메리트를 노려 진출한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박찬신 KOTRA관장은 이러한 문제가 단기적으로는 투자 열기를 식게
할수 있지만 베트남은 그래도 인구7천2백만명과 석유 커피 쌀등 풍부한
자원, 아시아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평균 35달러선의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국가라고 평가한다.

92년 수교이후 2월말 현재 한국기업들의 대베트남 투자는 총1백43건,
15억달러로 대만 싱가포르등에 이어 투자건수로는 3위, 금액으로는 5위를
차지하는등 한국은 이곳에서 주요 투자국가로 자리잡고있다.

무역규모는 수출이 13억5천달러, 수입은 2억달러선으로 무역흑자를
내고있다.

박관장은 최근에 자꾸 발생하는 노사분규가 단순한 구타나 폭언등으로
빚어지는등 국내기업인들의 경영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만이나 싱가포르의 화교들이 투자한 기업들은 현지인들이 경영을
하도록해서 노사마찰을 줄이고있는점을 배워야한다고한다.

또 근본적으로는 화장실 식당등 최소한의 복지시설도 제대로 갖추지않고
현지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저임메리트가 없어지면 철수하려는
기업인들의 자세가 문제라고 한다.

베트남 진출 중소기업으로서는 현지 노동문제뿐아니라 베트남 정부의
투자유치정책 변화도 주의할 대목이다.

베트남정부는 최근 중소규모의 투자에서는 선별적인 유치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관광 요식업등 자력으로할수있는 부문에대해서는 투자허가를 내주지
않고있다.

허방빈 주베트남 사이공총영사는 베트남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은
경공업과 자동차 철강등 중공업 SOC사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하노이와 사이공을 벗어난 지역균형 개발에 중점을 두고있다고 밝힌다.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우 노사분규나 고급기술자 인력난을 겪고있는
사이공이나 호치민을 피해 간또성 속장성등 외곽 성에 진출하면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받을수있어 효과적인라고 조언한다.

사이공주재 경제기획및 투자위원회(MPI)티엔 푹국장은 베트남정부는
거대자본투자를 선호하고있으나 전기 전자 기계등과 같은 기술선도적인
업종은 투자규모에 관계없이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중소기업들이 베트남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공 수입할수있는
광산물이나 해산물 가공사업에 참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용역계약을 맺고 한국내 중소기업의 베트남 투자
진출을 컨설팅해주고있는 하나로컨설팅그룹의 김길남 사장은 베트남은
공산국가의 폐쇄성이 아직 상존하고있다면서 철저한 사전 조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곳은 노동조합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단순한 저임 메리트에
의한 진출은 한계가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앞으로 한국중소기업들은 단순한 생산기지 이전에서 벗어나
베트남 경제가 추진하고있는 고부가가치 산업과 민영화 정책사업에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아한다고 진단한다.

그는 충분한 사전조사와 현지화 전략의 수립, 그리고 이에앞서
최고경영자의 투자에 대한 인식전환이 성공의 열쇄라고 강조한다.

<호치민시 = 고지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