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PC를 켠다.

"WWW 메일"이란 인트라넷 홈페이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이곳에 가면 국내외 관련부서로부터 밤새 들어온 업무협조전을 비롯
각종 전달사항을 파악할수 있다.

자신이 속한 동호회의 행사일정도 살펴볼 수 있다.

생활영어코너(이것이 미국영어다)도 마련돼 있어 영어를 배우려는
직원들이 새벽 일찍 학원을 찾아가야하는 불편도 덜어준다.

삼보 직원들의 하루는 이렇게 인트라넷에서 시작된다.

삼보컴퓨터가 아이네트기술의 도움을 받아 인트라넷을 구축한 것은
지난해 10월.

그 전에도 사내에서 전자우편을 주고받고 전자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정도의 정보시스템이 갖춰져 있긴 했다.

그러나 인트라넷은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찾기 때문에 사용하기 쉽고 화상이 지원돼 정보전달이 효과적이어서
사내직원들의 정보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게 회사측의 평가이다.

실제로 생산직 여직원의 집에 불이 났다는 소식이 게시판에 올라가자
며칠도 안돼 6백만원이 모금됐다.

그만큼 많은 직원들이 인트라넷을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인트라넷은 특히 해외 현지법인및 해외 거래선과의 정보교류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영식 전산팀장은 "해외사업 관련부서의 경우 국제전화나 팩스로
이뤄지던 업무의 10% 정도가 인터넷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덕분에 비싼 국제전화료를 덜 내게 돼 비용절감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부서는 업무에 특화된 자체 인트라넷을 구축, 업무혁신을 꾀하고
있다.

고객지원팀이 운영하는 "열린세상"이 바로 그것.

전국 대리점등의 유통망을 비롯 관련부서를 인터넷기술로 연결시킨
이 인트라넷은 단종된 부품을 원하는 대리점에 이를 공급하고 서비스직원이
수리 현장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전송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삼보컴퓨터는 온라인 사내보를 제작, 인트라넷 홈페이지에 싣는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화상과 음성을 전달할수 있는 인터넷 기술의 강점을 그대로
살려 인트라넷을 통한 사내방송도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해외현지법인 직원들도 인트라넷에 연결돼 있어 사내방송을 시청할수
있게 된다.

최팀장은 이에앞서 "5월 초순으로 예정된 서울 여의도 신사옥 입주기념식을
인터넷으로 생중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직원들이 인트라넷에 보다 친숙해질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보는 그러나 인터넷의 활용범위를 사내직원과 관계사만 접속할 수 있는
업무시스템에만 제한하고 있지 않다.

이 회사는 인트라넷과는 별도로 인터넷 이용자라면 누구가 접속할수 있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놓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품정보는 물론 삼보 제품의 업그레이드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전송 받을수 있다.

앞으로는 온라인 사외보를 제작,이 홈페이지에 올려 놓을 예정이다.

이외에도 고객이 이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삼보컴퓨터의 관계사의 웹사이트
에 직접 연결될수 있고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수 있도록 하는등 6월말까지
메뉴를 대폭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쇽웨이브나 자바등을 활용해 살아있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내겠다는
구상이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