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의 직종"이었던 바이어( buyer )직에 신세대여성들이 속속 등장,
유통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구매를 책임지는 바이어는 유통업의 꽃이라 불리우는 핵심업무이지만
거래선을 개척하고 관리해야하는등 일이 거칠고 험해 그동안 남성들이
독점해왔다.

해태유통은 17일 여성용품 주방용품 해외상품등의 구매부서에 여성바이어
3명을 배치, 여성만의 세련된 감각으로 각종상품을 선보여 주부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해태유통은 이에따라 청과 야채등 생식품분야에도 3명의 여성바이어들을
추가 투입키로 하고 후보자들을 교육시키는등 여성바이어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란제리와 악세사리등 여성취향제품의 구매를 여성바이어
5명에게 맡기고 있으며 현대백화점에서는 해외PB(자체상표)상품을 담당하는
대리급 여성바이어가 활동중이다.

한화유통은 과자와 라면구매업무를 여성바이어가 책임지고 있다.

해태유통의 최고참 여성바이어로서 "히트제조기"란 별명을 갖고 있는
공숙현씨는 "육체적 노동강도가 높은데다 거래처에서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해 힘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면서도 "내 판단으로 입점시킨 물건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을때 바이어로서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