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항만청이 유조선의 기름유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노후선의 국내
항구입항을 제한하자 세계 유조선시장에서 중고선 가격과 용선료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정유 쌍용정유 유공 한화에너지 호남정유
등이 해항청의 노후선운항 자제요청이 있었던 지난 2월이후 자사의 기름을
수송하기 위해 용선하는 유조선들의 선령을 20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고선 거래 가격은 최고 8%가 올랐으며 용선료는 작년보다
무려 57.3%까지 상승했다.

지난 2월이후 총 3척이 거래된 5년된 중고초대형유조선(VLCC)가격은
종전의 5천만달러선에서 6~8%가 상승한 5천3백만~5천4백만달러에서
형성됐다.

중동에서 한국까지 운항하는 VLCC의 하루 용선료는 작년평균
1만3천9백60달러에서 올해 3월 18일 현대 2만1천9백58달러로 57.3%가
올랐다.

또 노후선운항이 통제되면서 실제로 용선 가능한 선박이 줄어들자
유조선 해운경기를 나타내는 월드스케일 운임지수가 작년 3월 49.9에서 올해
4월 70.5까지 치솟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원유가격과 운임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여
월드스케일 운임지수가 올해 최고 6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해항청의 노후선운항통제로 이보다 훨씬 높은 70이상까지 운임지수가
뛰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작년 전세계에 운항되는 5만t급 이상 유조선의
12.4%로 추정되는 1백80척을 용선, 가장 많은 중고유조선을 용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상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