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업계에 영화투자 붐이 일고 있다.

영화업이 제조업에 포함됨에 따라 창투업계가 이를 신종 유망산업으로 인식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창투업계의 이같은 영화투자 붐은 최근 영상산업이 21세기 최고의 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삼성 대우 현대등 대기업들의 영화산업에 대한 본격적
인 참여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신창업투자(대표 고정석)와 장은창업투자(대표 유만조)가 공동출자
한 영화 "은행나무침대"가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등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대기업과 창투업계의 영화산업 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창투업계뿐만 아니라 신기술금융부문에서도 영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영화제
작외에 애니메이션, 멀티미디어소프트등 이른바 종합영상산업전반에 걸쳐 투
자를 검토하는등 영상분야가 벤처캐피털에서 떠오르는 투자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더욱이 한 창투회사만이 아니라 여러 회사들이 공동투자 형태로 참여하는
현상을 보이고있다.

만약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손해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창업투자회사가 투자한 작품으로 곧 개봉될 영화는 순필름이 제작한 "본투
킬"과 한맥영화사 제작의 "피아노 맨"이다.

이달 20일 개봉 예정인 "본투킬"은 일신창업투자와 한림창업투자(대표 오정
현)가 공동투자한 액션영화로 영화 "게임의 법칙"을 만든 장현수감독의 문제
작이다.

국내영화사상 처음 CD-롬 타이틀로 제작됐으며 SKC와 국내최고액수의 비디
오판권계약까지 마쳤다.

5월4일 개봉예정인 "피아노 맨"은 일신창투와 장은창투가 투자한 작품.

첨단 그래픽을 활용하는등 영상기술의 묘미를 만끽할 수있는 영화로 이역시
비디오판권이 확보된 상태이다.

동양창업투자(대표 권보상)도 장정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의 영화화작업에 투자키로 확정했다.

이 영화는 곧 촬영에 들어가 올하반기에 선보일 예정.

또 일신창투등 8개의 창업투자사들은 합작으로 영화제작뿐 만아니라 멀티
미디어나 애니메이션, 소프트산업에 투자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에앞서 지난해 신보창업투자(대표 남대우)가 만화영화 "아마게돈"제작해
참여, 관심을 끌기도했다.

이밖에 한국기술금융도 영화산업에 참여하기로하고 최근 시나리오 검토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창투업계가 영화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영화가 지닌 매력 때문.

투자회임기간이 짧아 성공하면 단기간에 투자한 돈을 거둬들일 수 있는데다
성공 및 실패여부가 뚜렷해 심사과정이 빠른 이점이 있다.

또 비디오판권뿐아니라 TV방송프로그램이나 CD롬타이틀등 여러 영상분야의
판권이 확보돼 극장흥행에서 실패해도 크게 밑지지 않는다는 것.

헐리우드에서는 금융자본이 영화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보편화되어있는 실정
이다.

고정석 이신창투사장은 "영화는 21세기를 이끄는 핵심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제한뒤 "첨단영상산업에 첨단금융인 벤처캐피털이 참여
함으로써 한국영화발전에 이바지하는 한편 벤처업계가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리는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순수제작비만 18억원이 투자된 "은행나무침대"는 소재의 참신함과 제
작기술의 탁월성으로 개봉 한달만에 관객동원 50만명을 돌파했다.

신씨네가 제작한 이 영화는 앞으로 일본과 홍콩등 외국에도 수출될 예정이
다. < 오춘호.고두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