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승용차 시장을 사수하라"

현대 기아 대우등 국내 완성차 3사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 승용차 시장에 대한 포드 도요타 BMW 등 선진메이커들의 공세가
본격화되기 때문.외제 대형차들의 "춘계 대공세"라고나 할까.

포드가 이달말 "토러스"를 상륙시키는 것을 시발로 5월에는 BMW의
"뉴5시리즈", 6월에는 도요타의 "아발론" 등이 잇달아 국내시장을
노크한다.

물론 외국산 대형차가 처음 국내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포드(세이블) 벤츠(C.S클래스) BMW(500, 700시리즈)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대형차 시장을 공략해왔다.

그러나 벤츠의 C.S클래스와 BMW의 500및 700시리즈는 가격과 배기량에서
한 수 위에 있는 차종이라 국산대형차의 판매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세이블도 배기량과 가격은 비슷하나 국산차와 그다지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경계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우선 배기량이 국산 대형차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3천 급인데다
모델도 각국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월드 베스트셀러 카"다.

예컨대 토러스는 미국시장에서 3년연속 "베스트 셀링 카"자리를 지켜온
포드의 간판격 승용차다.

"뉴5시리즈"는 BMW가 7년만에 모델 체인지 한 것으로 고급차이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미한게 특징이다.

아발론은 도요타가 고급차 메이커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기위해 개발한
야심작으로 국내에도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선진메이커들의 대공세를 앞두고 국내 완성차 3사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처럼 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완성차업계는 특히 대형차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중형차시장으로까지
그 영향이 파급될 수있다는 점에서 정면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새차에는 새차로 맞서겠다는 것.

현대는 이같은 전략에 따라 다음달 중순부터 그랜저의 부분변경모델인
"다이너스티"를 시판키로 했다.

다이너스티는 현대가 수입차에 맞서기위해 개발한 차로 기존 그랜저모델에
비해 고급스런 이미지를 풍기도록 디자인 했으며 3천cc와 3천5백cc급 2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현대는 설명했다.

기아는 포텐샤 후속으로 3천cc급 "T-3"를 오는 10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T-3"는 일본 마쓰다사의 "뉴 센티아"를 기본 모델로 해 스타일을 보다
세련되게 개조한 차로 선진메이커들과 충분히 맞설 수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대형차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업체간 싸움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내업체들이 월드 베스트 셀러 카와 맞서 국내시장을 지킬수 있을지,
아니면 외국메이커들이 셰어를 늘릴 수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