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을 자녀로 둔 가정의 사교육비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
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9일 전국 20세 이상 기혼자 1천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가계생활지수조사"를 통해 교육비중 사교육비의 비중이 고소득 가계
일수록 높으며 소득수준이 70만원이하인 가계의 76.2%가 교육비중 최고 25%
를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득수준 5백만원 이상인 가계의 절반이 사교육비의 비중이 50%이상으로 나
타나 고액과외 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또 전체생활비 중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1~30%에 이르는
가계가 무려 77%를 상회, 가계살림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3인 이상의 자녀를 둔 가계의 65.2%가 생활비중 30%이상을 교육비로 지
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비는 주로 생활비에서 충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저소득층의 경우 융
자나 자산의 처분등 무리한 수단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교육개혁조치가 교육비부담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
해서는 응답자의 76.6%가 변화없거나 악화될 것으로 답해 정부의 교육정책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연구소의 정순원 박사는 "중.고생을 자녀로 둔 대부분의 가정이 이러한 결
과에 공감할 것"이라며 "본고사가 폐지돼 수능시험에 집중 대비하려면 오히
려 이전보다 사교육비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