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발족한 민노총의 본격적인 활동개시등으로 올해엔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많다.

특히 총선까지 맞물려 있어 노조들의 목소리가 어느때보다도 높아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따라서 노사관계의 흐름을 좌우하는 울산지역 현대계열사, 그중에서도
현총련의 핵심인 현대중공업에 쏠리는 재계의 시선은 유별나다.

김정국 현대중공업사장을 만나 노사협상의 주요이슈와 전망, 그리고
현대중공업의 올해사업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사장은 정몽구 회장이 취임한뒤 현대그룹의 운영위원회 멤버로 새로
선임돼 현대중공업 뿐만아니라 그룹전반의 일도 챙기고 있다.

-때가 때인만큼 현대중공업에 재계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무분규 타결이란 신기원을 이룩했잖습니까.

올해엔 어떨 것 같습니까.

<>김사장=지금은 조용합니다.

4월에 총선이 있긴 하지만 협상은 총선이 훨씬 지난 뒤 시작될 예정이어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 같아요.

민노총이 변수라면 변수고 총선결과에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노동조합이 정치적 이슈보다는 근로자들의 복지향상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근로자들과의 대화를 확대하는등 회사차원의 노력도 물론 배가할 생각
입니다.

-올해 노사협상의 가장 큰 잇슈는 무엇입니까.

<>김사장=아무래도 근무시간이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조선업계에 확산되고있는 시간급제의 월급제도 전환도 마차가지고요.

우리의 경우 월급제 도입에는 찬성이기 때문에 도입여부는 문제가 되지
안습니다.

다만 노조측이 월급제도입을 계기로 기본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을 꾀하고
있어 조금 걱정이 되는 정도예요.

근로시간단축 문제는 회사측이 주당 44시간 근로에 잔업시간에 대해
시간외 수당을 지급한다는 입장인데 비해 노조는 주당 42시간을 내세울
조짐이어서 다소간의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나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지면
결국은 회사의 사정을 이해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활발한 대화로 잘 풀어나가야겠지요.

-노사문제에 대해서 그룹차원의 지침이 별도로 나와있지는 않은지요.

<>김사장=지난 93년 취임이후 줄곧 사장인 내가 책임을 져왔습니다.

노사문제와 관한한 사장위의 책임자는 없습니다.

현대그룹에 종합기획실이 있지만 노사전담팀이나 별도 기구같은 것을
운영하는거 봤습니까.

그룹차원의 지시나 방침은 일절 없습니다.

-올해초 그룹운영위원회 신규 멤버가 되고나서 개인적으로 더욱
바빠졌다고 들었는데요.

<>김사장=뭐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어요.

다만 요즘와서 전문경영인들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가까이서
느끼고 있는 정도지요.

정주영 명예회장이 일선에 있을 때는 임직원들이 그냥 뒤에서 따라가기만
해도 잘 하는 축에 들었거든요.

하지만 정세영회장거쳐 지금의 정몽구회장체제로 들어선 뒤엔 그룹의
규모도 커져서 그런지 사회적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지 전문경영인들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때가 많아진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이 모여 그룹경영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모임이 운영위원회예요.

-올해의 최대 역점 사업은.

<>김사장=플랜트부문을 주목해주십시오.

현재 부분 가동중인 터빈 발전기공장을 6월께 준공할 예정인데 3천
8백억원이 들어가는 큰 사업이예요.

이 공장은 제관과 기계가공 터빈조립 대형발전기 회전기등 5개 부문공장
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머지않아 10억달러가 넘는 발전기기 수주건을 터뜨릴 계획이에요.

그동안 중장비나 로봇 해양플랜트쪽의 취약했던 수익성을 이 부문에서
만회할 작정입니다.

-지난해말 제 8,9도크를 증설하는 등 건조능력을 확충했는데 올해
조선시황을 낙관적이지는 않지안습니까.

<>김사장=사실 선가가 계속 오르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은
사실이예요.

하지만 98년 상반기까지의 일감이 확보돼있는 상태여서 당장의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생산원가를 낮춰 경쟁력을 높이는 길 밖에 없는데 8,9도크를
증설한 것도 따지고 보면 대형유조선등을 집중 건조해서 생산성을 높여
보자는 취지입니다.

주저없이 9백t급 골리앗 크레인 2기를 한꺼번에 설치한거나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올해 R&D투자는 총매출의 2.1%로 잡고 있습니다.

매출목표가 4조7천억원이니까 9백91억원을 연구개발부문에 쏟아붓는
셈이지요.

6백98억원으로 매출액의 1.8%를 투자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엄청
늘어나는 것입니다.

< 심상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