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열도에 코코아열풍이 불고있다.

지난해 12월 일본테레비(NTV)의 인기프로그램에서 코코아의 건강효과를
다룬 이후 코코아의 인기가 급등, 슈퍼 편의점 백화점매장에서 품절사태가
속출하고있다.

코코아 제조업체들은 증산에 나서고있으나 수요를 따라잡지못하고있다.

코코아특집을 게재한 건강잡지도 불티나게 팔리고있고 코코아요리도
등장하고있다.

일본테레비는 지난해 12월 4일 코코아가 건강에 좋다는 내용의 방송을
인기프로그램을 통해 내보냈다.

이후 슈퍼들은 즐거운 비명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 유수의 유통업체인 "이토요카토"는 자사 슈퍼체인매장에서
황금시간대의 매출이 전년동기의 5배에 달한다고 밝혔고 "다이에"의
점포들은 통상의 진열량을 지키는 점포가 거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고있다.

1인당 1개로 판매량을 제한하는 점포도 나타나고있다.

대수식품 슈퍼는 "흉작시의 쌀과 오일쇼크때의 화장지를 생각나게한다"
고도 말한다.

바이어들 사이에는 "메이커가 뭘 하고있는가"란 분노의 소리도 들린다.

백화점과 편의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쿄의 일본교점은 매장에 진열된 코코아가 오전중에 매진되고있고
편의점체인인 훼미리마트도 상품받기가 어려워진다며 아우성이다.

지방의 슈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북해도의 "라루즈"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두달만에 예년의 연간
판매량의 80%가 팔려나갔다.

관서의 평화당은 매출이 예년의 3배에 근접한다고 밝혔고 구주의 수옥은
두달동안 매출은 전년동월의 2배안팎에 이르렀다.

코코아제품 제조업체들도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느라 정신이 없다.

모리에이(삼영)제과와 메이지(명치)제과는 공장을 풀가동하고있지만
주문을 도저히 따라가지못한다며 울상이다.

이 두회사는 지난 1월 "물건이 부족해 걱정을 끼쳐드리고있습니다"란
사죄광고를 신문에 게재하기도했다.

"밴호텐"브랜드의 코코아를 수입판매하는 편강물산도 TV방송직후 주문이
전년동기의 7-8배에 달했고 이중 20%정도 밖에 주문에 응하지못했다고
밝혔다.

2개월이면 코코아붐이 진정되리란 이 회사의 예측은 빗나가고말았다.

이제 일본내에 "코코아신자"들은 갈수록 늘고있다.

처음에 정말 건강효과가 있는지 반신반의하던 사람들이 이젠 하루
3-4잔씩 코코아차를 마신다.

성미당출판이 발행하는 건강정보지 "상쾌한 원기"는 2월말 발매한 3월호에
"코코아건강법"이란 특집기사를 꾸며 독자의 체험담을 싣고있다.

"혈압이 내리고 피로감을 덜 느낀다"는 남성과 "모친의 노망이
치료됐다"는 여성도 있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사람도 있다.

과자메이커들이 조직한 일본초콜릿코코아협회가 지난해 9월 열었던
"초콜릿 코코아 국제영양심포지엄"에선 코코아의 원료에 있는 카카오가
가진 생리효과가 보고됐다.

예를 들면 카카오버터에 함유된 오레인산과 스테아린산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분해, 건강을 증진한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가 함유한 항산화물질(폴리페놀)들은 동맥경화와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며 식물섬유도 대량 포함돼있어 변비예방에
좋다고 한다.

일본열도에 부는 코코아바람은 그칠줄 모르고있다.

사원식당에 코코아메뉴를 등장시키는 기업이 생기고있다.

출판사들은 코코아의 약효와 코코아요리를 다루는 단행본도 준비하고있다.

이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거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