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안고 출범한 중소기업청이 12일로 개청 한달을
맞았다.

부도증가 등 어려운 환경속에서 문을 연만큼 중기청에 쏠리는 관심은
각별하다.

중기청의 지난 한달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사업추진방향등을 살펴본다.

<>.장지종지원총괄국장은 중기청의 핵심국장이다.

자금 인력 창업 경영지원 국제협력등 중소업계가 안고 있는 현안문제의
대부분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1개월동안 단 하루를 쉬었다.

설날연휴등 7일의 공휴일이 있었지만 설날 당일을 제외하곤 업체애로
사항파악 업무계획수립 중소기업대책마련 관련기관과의 회의등 쏟아지는
일속에 파묻혀 밤 10시가 넘어야 겨우 퇴근했다.

집에 가서도 제대로 잠을 못이룬다.

어려운 중소기업들 모두가 자신만을 쳐다보는 것만 같아서이다.

이는 장국장에게 국한된 일이 아니다.

중기청의 모든 직원은 지난 한달을 그와 똑같이 지내왔다.

관청과 민간기업에 확산되는 격주휴무는 거리가 멀다.

<>.중기청은 지난 한달동안 내부조직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중소기업을
위해 뛸 채비를 갖췄다.

지방청 및 사무소 등 지방조직도 완비했고 직원인사도 끝냈다.

모든 업무는 업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에 촛점을 맞췄다.

농협에서 5백만원을 대출받으려던 업체가 연대보증인의 재산세납부가
적다는 이유로 대출을 못받자 농협측과 협의해 대출토록 해줬고 3개월치
전기요금을 못내 단전통보를 받은 업체를 위해 한전측과 접촉, 우선
요금절반을 내고 계속 전기를 공급받도록 했다.

해결사역할을 기꺼이 해내고 있는 것이다.

최홍건차장은 "중기청은 현장의 소리를 정확히 파악해 반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한달동안 금융지원협의회를 발족시켜 부도방지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든지 대구등지에서 지역별 업종별 간담회를 14차례나 갖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것도 한 예이다.

중기청은 지원총괄국 산업1.2국 유통업국 기술국이 업계애로를 교차해서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개청이후 지난 8일까지 총 5천6백84건의 민원이 쇄도, 하루평균
3백건에 달할 정도로 상담이 몰리자 이를 자금 인력 창업 기술 등 사안별로
구분, 살아있는 정책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중기청은 몇가지 강력한 권한을 갖게됐다.

대표적인 것은 대기업결제조사와 금융지원협의회운영이다.

이중 대기업결제조사권은 지난 5일 국무회의가 "중소기업 구조개선과
경영안정에 관한 특별조치법시행령"을 의결함으로써 주어졌다.

납품대금 지급방법과 기간 상업어음 장당금액에 대한 자료요청권과
조사권을 갖고 시정도 요구할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 애로중 하나가 판매대금 회수지연임에 비추어볼때 이번
조치는 매우 바람직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중기청이 대기업에겐 겁나는 존재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지원협의회는 중소기업 전담은행장과 신보 기술신보 중진공이사장등
중소기업지원의 핵심 사령탑이 모두 참석한다는 점에서 자금애로를 해결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될 전망이다.

게다가 청장이 직접 국무회의와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함으로써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각부처에 직접 전달하고 지원을 호소할수 있게
됐다.

<>.중기청은 앞으로의 업무추진 촛점을 자생력확보 대변기관으로서의
기능수행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사항의 개선에 맞췄다.

노력하는 기업을 위주로 지원책을 수립하고 최고경영자를 상대로
교육을 강화하며 경쟁력제고가 어려운 기업은 사업전환을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요구를 균형감각을 갖고 대변하며 각종 규제사항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 업체입장에서 각종제도를 개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수 있도록 지방청과 사무소를
통해 애로청취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4월부터는 중소 제조업및 유통업체을 대상으로 대금결제조건과 금융기관의
대출관행에 대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중소업계는 중기청이 개청이후 중소기업의 애로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희영한국열처리사장은 "어차피 중기청이 모든 권한을 가질수는 없는
만큼 중소기업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해줄것"을 희망했다.

이우영청장은 "청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큰 것을 잘알고 있으나 급하게
서두른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며 "청의 직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뛰고 있는 만큼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