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500억원 규모의 껌시장을 놓고 롯데와 해태가 다시 맞붙었다.

2월초 롯데제과가 입안에서의 세균번식을 막아준다는 항균성껌
"제로"를 시판하자 해태제과도 곧바로 "닥터클리닉"을 내놓고 이에
맞선 것.

제과업계의 기능성껌 판촉전은 "후라보노""무설탕껌"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롯데제과가 항균기능으로 "프로폴리스"라는 물질을, 해태제과는
"GSFE"라는 물질을 내세운 것은 물론 제과업계의 맞수답게 양사의
광고전도 불꽃을 더해가고 있다.

롯데제과는 인기MC 이영현을 등장시켜 항균기능을 하는 프로폴리스가
껌제품중 최초로 특허를 받았다는 사실을 강조 ,은근히 제품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TV화면에 특허증을 보여주는가하면 모델이 자꾸 특허받은 껌이란
점을 강조하는 증언식 방법을 쓰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기계나 전자제품류의 광고에서 주로 쓰여온 특허증을
등장시키는게 식품광고에도 적합할 것이냐는 논란이 많았지만 광고는
남들이 갖추지 않은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최고라는 기본원리에
충실키로 했다"며 "이번 CF의 진짜 모델은 이영현이 아닌 특허증인
셈"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과자류CF가 인기모델에 크게 의존하는 것과는 달리 제품만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모험을 시도했다.

광고인들은 자동차 보석 등 값비싼 제품을 보통 "관여도가 높은
상품"이라고 부른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기 전에 가격 기능 디자인 등을 까다롭게
살펴보기 때문이다.

반면 과자 껌 아이스크림 등 값싼 식음료는 선택이 그리 까다롭지 않다.

관여도가 낮은 상품은 빅모델을,높은 상품은 제품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게 상식이지만 해태는 전혀 걱정없다는 투다.

해태 관계자는 "덴티큐가 껌시장에서 단일브랜드로 판매 1위를 차지한
여세를 이어 껌도 제품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모델을 쓰지 않았다"며 "순백색의 깔끔한 화면이 오히려 제품의 우수성을
돋보이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