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통신사업자 허가신청요령의 수정으로 통신사업 진출 추진기업들간의
"헤쳐모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통부가 수정한 허가신청요령 곳곳에 의도적으로 재계의 대연합을 "강요"
하는 조항들이 들어 있는데다 정부가 은연중에 재계의 자율조정을 희망하고
있어서다.

또 PCS사업권이 보장된 한국통신이 자회사를 설립해 참여토록 함으로써
중소기업을 포함한 참여희망기업들을 수용할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 전체적인
사업경쟁구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배주주를 꿈꾸는 기업들은 이에따라 지금까지 진행해온 사업준비를 원점
에서 재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먼저 새로운 "짝짓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가 "가능한한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대기업중견기업 중소기업이
균형있게 참여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혀 지금까지 짜둔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할 수밖에 없게 된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컨소시엄구성의 경우 지금까지 일부기업들간에 이뤄져온 상호
지분참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대연합"을 추진해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그룹의 한관계자는 "PCS사업 허가와 관련해 기업간 연합을 부추기는
대목이 추가돼 관련기업과의 전략적 제휴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바로 PCS사업의 지역분할 허용 조치에 따른 것이다.

정통부가 컨소시엄을 구성, PCS사업권을 따낸뒤 참여기업들간에 지역별로
나눠 독자적으로 서비스에 나서거나 아예 회사를 지역별로 쪼개 별도회사로
사업을 시작할수도 있도록 한 때문이다.

이경우 PCS사업을 추진해온 대기업그룹간의 대타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업계는 중견그룹 3~4개가 모이면 경쟁자 없이 "무투표당선"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재계 총수들의 물밑접촉이 시도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이 구상은 당초 금호그룹이 강하게 제기했었다.

3~4개그룹이 "대연합"을 결성, 지역별로 사업을 나눠맡자는 것이었다.

기업들은 이제안에 여러기업이 참여할수 있고 특정기업의 독식을 막아
경쟁을 완화할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일부 관심을 나타냈었다.

특히 저궤도위성통신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키로한 대우와 금호그룹이 상당히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한솔그룹도 PCS진출을 추진중인
다른 그룹과 접촉중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장비제조업체들은 서로간에 대연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이나 LG 현대등이 제휴, 하나의 자회사를 만들어 공동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경영권등의 문제가 있지만 "단독 출전"한뒤 떨어지는 것보다는 "적과의
동침"을 나을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이경우 통신장비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여 사업권과
장비공급권을 함께 움켜쥐는 "꿩먹고 알먹고"식의 일석이조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데이콤과 기협중앙회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데이콤은 통신장비 비제조업체로 분류돼 금호 한솔등과 경쟁하게 되지만
상당히 불리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기협중앙회도 단독 진출에 대한 회의론이 강해 어떤 형태로든 다른
컨소시엄과의 제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국제전화사업에 참여한 기업들도 대연합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이 10%로 제한돼 여러기업이 함께 참여할수 밖에 없는데다 정통부가
"많은 기업을 수용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 운영하겠다는 법인"을 우대하겠다
고 명시한 때문이다.

업계는 정통부의 이번 수정요령이 특정기업의 독식보다는 여러기업이
골고루 참여할수 있돼 나눠먹기식 사업자선정이 됐다는 우려와 함께 각자가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면서 새롭게 사업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