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본격 영업에 들어간 30개 할부금융사들이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잡기와 물량확보를 위한 선점경쟁이 가열되면서 그결과로 일부사
들은 할부금리를 대폭 인하하거나 심한 경우 무이자할부판매까지 시도
하는등 출혈경쟁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할부금융사들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고객확보.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소비가둔화되자 신수요층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에 짜내기에 골몰하고
있다.

계열에 대형제조업체가 없는 할부금융사일수록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
고있다.

동서할부금융은 4월부터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한 혼수품일체 패캐지
할부판매에 나선다.

대한등 주택할부금융사들은 주택을 마련하려는 신혼부부와 조합주택입
주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외환등 다른 할부금융등은 대졸취업자만을 대상으로 자동차할부
금융시장을 개척하거나 대학신입생을 상대로컴퓨터를 판매하는등 특화전
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같이 시장쟁탈전이 가속화되면서 할부금리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삼성할부금융은 TV 냉장고 세탁기등 가전제품에 대한 할부금리를 지난해
까지 연24%를 적용하다가 올해들어 연16~19%로 낮추었다.

또 신대한주택할부금융은 20년짜리의 대출금리를 연15%에서 연14.7%로
인하했고 금호주택할부금융은 업계에서 가장 낮은 연14.5%를 적용하고 있
다.

동양할부금융은 최근 삼성컴퓨터및 삼보컴퓨터와 계약을 맺고 동양그룹
내 임직원을 상대로 개인용컴퓨터를 10개월무이자조건으로 판매하고도 있
다.

특히 이처럼 판매경쟁이 가열되지만 판매할 상품이 마땅치 않은 비제조
업계열 할부금융사들은 현대 기아 대우자동차등 자동차사를 상대로 자동차
할부판매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교섭을 벌이고 있다.

국민 동양할부금융등은 삼성 대우 현대전자등 컴퓨터회사들로부터 낮은
가격에 할부판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중이다.

그러나 할부금융사들의 자금조달수단이 금융기관차입과 회사채발행으로
제한돼실질조달금리가 연13%를 넘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과열경쟁이
자칫 영업초창기부터 부실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
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