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탈출은 우리에게 맡겨라"

푼푼히 모아온 소규모 자본을 가지고 자기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길안내를 해주던 창업컨설턴트들이 모여 협회를 결성했다.

작년말 예비모임을 거쳐 최근 활동을 본격화한 이 단체의 이름은
"소규모 창업컨설팅협회".

20여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국내 창업컨설턴트중 박주관 나대석 이왕건
양혜숙씨 등 내노라하는 전문가 7인이 모였다.

회원 모두가 기업체나 언론사부설 문화센터 등에서 창업강좌를
해오거나 개별상담 등을 통해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들이다.

1억원 내외의 소규모 자금이 투자되는 "스몰비즈니스(Small Business)"가
전공분야로 월급장이 생활에서 벗어나려는 샐러리맨, 부업으로 가계를
도우려는 가정주부, 퇴직금으로 새로운 노후생활을 설계하려는 예비창업자
등이 주 상담대상이다.

초대회장은 좌장격인 한국창업연구원의 박주관원장이 맡고 있다.

벤처캐피탈회사인 기은개발금융에서 창업상담(554-3131)을 담당하고도
있는 박원장은 "90년대들어 기업체마다 경영혁신운 동이 유행하며 장래에
불안을 느낀 샐러리맨사이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자기사업을 하고 싶어도 상담할 곳을 몰라 고민하는 이들에게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도움을 주고자 협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협회의 특징은 회원 저마다가 전문분야를 갖고 있어 취약한 부문을
서로 보완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장이 경영기법이나 마케팅 등 전략에 강하다면 이랜드 재직시
전국을 9바퀴나 돌며 대리점개발을 했었다는 이왕건씨(한국상권연구소
3472-0048)는 상권분석을, 한국사업연구소(501-0897)의 나대석씨는
업종분석을 나눠맡는 식이다.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에 창업관련 데이타베이스를 운영하는
이형석씨(한국사업정보개발원 761-3511)나 유재수씨(인터워크 569-9097)는
해외정보를 담당한다.

양혜숙씨(유레카미디어 393-5586)는 창업자에게 직접 점포구입이나
인테리어를 알선하는 등 창업대행이 전문이며 자유기고가인 이경희씨
(골드러시 846-9565)는 신문 방송 등에서 뉴비즈니스를 소개하고 있다.

또 인천 한백사업연구소(032-471-9855)의 김동균씨나 직접 "활어광장"
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류광선씨(상점컨설팅 3673-3888)는 외식점
창업을 주로 상담하고 있다.

최근 서로의 장기를 살려 부산지역에서 10억원규모의 공동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한 이들은 앞으로 점포의 개설뿐만아니라 이미 운영중인
점포를 활성화시키거나 업종전환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창업컨설턴트만 2천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일본에 비하면 국내
창업컨설팅업계는 아직 초보수준이다.

따라서 이들은 당분간 회원수를 늘리기보다는 공동강좌 등을 통한
이론적 토대나 자질향상에 힘쓸 계획이다.

"컨설턴트"보다는 "정보맨"으로 불리길 원하는 이형석씨는 "창업컨설팅이
성장잠재력은 많으나 아직까지 시장형성이 미약한데다 컨설턴트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사람도 많다"며 "개개인의 실력을 쌓는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협회의 총무일을 맡고 있는 나대석씨는 "컨설턴트는 창업자들에게
적성이나 자본금 등을 참고로 "이선을 넘어가면 안됩니다"라는 한계선을
그어줄 뿐 나머지는 창업자 스스로의 책임아래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업이란 목돈을 투자하여 목돈을 버는게 아니라 목돈을 투자하여 푼돈을
"꾸준히" 버는 것이므로 창업자는 직장생활 못지않은 자기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