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효 < 콸라룸푸르관장 >

지난해 말레이시아와의 교역은 수출이 94년보다 87%나 늘어난 30억8,000만
달러에 달하면서 5억9,0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로써 말레이시아는 제9위의 수출대상국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대한 수출이 이처럼 급신장한 것은 반도체를 비롯
기계류와 철강 화학제품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이중 반도체는 말레이시아의 주력산업인 전자부문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작년 1~11월중 전년동기대비 133.5%나 급팽창했다.

반도체는 양국의 보완적 산업구조로 인해 앞으로도 주력 수출품목으로
정착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그러나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규제를 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련업계의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의 PVC바닥장식재에 대해 69%의 반덤핑관세를 물린게 그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는 최근 현대건설 등 국내업체들의 현지 공사입찰에
알게모르게 불이익을 주는 한편 한국에 대해 자국산 승용차를 수입해 주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말레이시아는 거대 단일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ASEAN의 진출
교두보로서 유리한 입지적여건을 갖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기관인 쿠퍼스 앤 라이브랜드는 말레이시아를 아.태지역에서
최우수 외국인투자지역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반면 급속한 공업화과정에서 인력난이 빚어지는 등 단점도 없지 않다.

대기업의 투자분야로는 전자 전기 기계업종 등이 유망하고 중소기업들에는
식품가공 목재 고무 등 자원활용형 투자가 유리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