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지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단순히 경상수지적자폭이 사상최대를 기록한 때문만은 아니다.

경상수지적자가 늘어남에 따라 외자도입(자본수지도입초)도 증가하는
구조적인 악순환에 접어들어서다.

외자도입증가는 원화가치절상(원화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수출경쟁력은 떨어지고 다시 경상수지적자폭은 확대된다.

아무리 수출물량을 늘려도 경상수지개선은 요원할수 밖에 없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지난해 국제수지는 이런 악순환의 폐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경상수지적자는 88억2천만달러에 달했다.

적자폭을 메우기위해 많은 돈을 들여오다보니 자본수지가 1백35억3천만달러
의 도입초를 보였다.

이에따른 이자지급도 53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물론 자본수지에는 국내기관이 도입한 자금만 있는건 아니다.

외국인의 직접투자와 주식투자를 위한 자금도 34억9천만달러의 순증을
보였다.

이런 추세는 올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위해 한은이 제시한 방법은 두가지다.

"단기적으론 외자도입을 억제하되 장기적으론 경상수지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정웅진 한은조사2부장)는 것이다.

외자도입을 억제하기 위해선 국내의 금리수준을 선진국수준으로 낮추고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권장, 원화절상요인을 가급적 제거해야
한다는게 한은의 주장이다.

아울러 수출경쟁력을 강화, 무역수지를 균형으로 가져가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외에도 지난해 국제수지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많다.

우선 선진국에 대한 무역역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입차는 2백91억2천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전체 수출입차(1백억6천만달러적자)의 3배가까이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대일적자는 1백55억7천만달러로 사상최대에 달했으며 대미적자도
전년의 10억3천만달러에서 62억9천만달러로 확대됐다.

또 수출 한단위로 수입할수 있는 수입량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도
전년보다 3.6% 악화됐다.

교역조건이 전년보다 악화되기는 지난 90년이후 처음이다.

무역외수지 적자폭의 확대도 간과할수 없는 문제다.

한은은 경상수지적자가 늘어날수록 무역외수지적자도 커질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수지가 12억2천만달러적자로 사상최대를 기록하는등 다른
부문의 적자폭도 확대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