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해=권수경기자 ]

중국 최대 상업도시인 상해의 신개발지 포동신구 장양로 501번지에
위치한 넥스테이지(신세기상하).

21층짜리 초고층건물인 이 종합쇼핑몰에는 신세계백화점 상해점이
입주해있다.

3, 4층에 매장을 마련, 지난달 18일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신세계상해점은 규모면에서 초소형백화점 수준이다.

매장면적 1천5백평이면 본점 2개층을 합한 크기에 불과하다.

입점브랜드도 31개로 매우 적은 편이다.

상품종류도 의류와 잡화 구두에 한정돼 있다.

그러나 이 백화점이 갖는 의미는 적지않다.

국내의 순수유통업체가 해외에 진출한 첫 점포로서 국내상품을 자연스럽게
현지인들에게 알리는 전도사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느낄수
있다.

신세계 상해점에는 현재 국내 26개 브랜드가 입주해 있다.

금강 에스콰이아 비비안 인디안 쟌피엘 등이 상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업체 입장에서는 신세계의 진출로 중국시장개척이라는 커다란
배에 "무임승선"한 셈이다.

금강제화 무역부 윤영해과장은 "거대소비시장인 중국에 진출하려는
꿈은 어느업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당장 상해매장에서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입점매장을 안테나샵으로
활용해 앞으로 본격적인 중국진출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점포를
냈습니다"고 설명한다.

금강제화의 하루매출은 한국돈으로 1백만원선.

제품조달원가와 수송비 인건비 등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건지기도 힘든
수준이다.

그러나 당장의 손실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독자적인 힘으로 중국내에 1개 매장을 내려면 부대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에 자체매장을 갖고있는 일부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도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중국에 점포를 여는 백화점과 동반진출, 이를 토대로 중국내
기타 백화점에 입점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자체단독매장을 전개,판매망을 확대한다는 장기비전을
갖고 있다.

신세계의 상해점오픈은 제조업체의 중국진출에 첫 디딤돌이 된 셈이다.

신세계백화점측은 상해점 개점을 계기로 해외점포운영노하우를 습득,
앞으로 북경등으로 진출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신세계는 현재 북경 성향백화점등을 중국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다.

신세계 상해점 이종국영업부장은 "규제가 심한 중국에서 단독법인으로
운영하기보다는 합자회사를 설비하는 게 낫다"는 경험도 얻었다고
강조한다.

물론 국내 유통업체의 해외진출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중국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브랜드인지도가 미미하다.

국내가격을 그대로 적용할수 없는 현지물가사정등 국내업체들이
본격적인 사업전개를 위해 풀어야할 과제들 역시 적지 않다.

"현지에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으로 국내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과 해외매장을 늘리려는 유통업체의 투자가 병행될때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의 동반진출이 성공을 거둘것"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