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화폐, 전자화폐로 일컬어지는 IC카드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외국의 일부 은행은 전자화폐 시스템을 개발, 이미 운용에 들어갔다.

시범적이긴 하지만 국내 은행들도 최근들어 잇따라 IC카드를 고객들에게
내놓고 있다.

IC카드란 일반 신용카드에 손톱크기만한 칩(두께 약 0.76mm)을 내장, 화폐
가치 저장기능과 다양한 정보저장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한다.

간단한 신분증 기능에서부터 전자지갑 전자통장 역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IC카드는 칩자체가 기억및 연산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오프라인(off-line)
거래가 가능하다.

예컨대 자동판매기나 공중전화등 온라인화돼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전자지갑).

전자통장이란 현재의 통장과 같은 개념이다.

IC카드내에 은행의 통장과 같은 영역을 둬 현금을 전자적인 방법으로
기록하도록 한 것이다.

이와함께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자기띠 카드(전화카드 지하철탑승권등)
보다 기억용량이나 보안성 안정성이 뛰어난 점도 주요한 특징이다.

이처럼 IC카드는 하나의 카드에 여러가지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다기능카드 또는 스마트카드(만능카드)라고 불린다.

IC카드의 이같은 등장으로 인해 전통적인 금융거래 방식은 일대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우선 고객이 앞으로 은행에 직접 가야할 필요가 없어진다.

개인용컴퓨터(PC)나 전화기를 활용, 예금의 신규 가입이나 해약 계좌이체
공과금납부등 모든 은행업무의 직접 처리가 가능해진다.

현금이 필요한 경우 전국 어느 곳에나 설치돼있는 무인자동화코너에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IC카드를 이용하면 인터넷이나 PC통신으로 상품을 구매하고 대금을 결제
하는 편리함도 생겨난다.


<<< 국내은행 개발현황 >>>

광주은행과 동남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IC카드를 발급, 실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두 은행은 프랑스의 IC칩 제조회사로부터 칩을 수입해 전자지갑 직불카드
신용카드및 거래통장등을 하나의 카드로 통합 사용하고 있다.

주택 서울 한일 신한 제일 부산 충청은행등은 카드를 만들어 사내시스템에
활용하고 있다.

신분확인이라든가 구내식당 이용시 IC카드가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은행은 아직 조사 연구차원에 머물고 있다.

<> 광주은행 =현재 발행하고 있는 IC카드는 IC비자카드및 학생증카드
신분증카드등이 있다.

제공가능서비스는 전자통장 판매대금자동결제 캠퍼스및 행내서비스등이다.

신분증카드는 뒷면에 직원의 사진과 직장명 직원번호 이름을 표시했다.

직불및 선불기능이 부가돼 있으며 근휴관리시스템도 개발, 출근부와
보고서를 없애는데 기여했다.

또 구내매점에서 물품을 선불 직불 후불로 구매하도록 했다.

학생증카드란 광주은행 IC카드로서 학생증을 겸용하게 하는 것이다.

대학은 단계별 제공 서비스에 따라 도서관리 학사관리 보안관리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학생은 하나의 카드로 학생증 은행 현금카드 도서관출입및 부대
서비스에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전남대학생들을 대상으로 2만5,000장이 발급됐다.

물품값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한국정보통신의 VAN(부가가치통신망)을
이용해 결제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현재 개발중이다.

또 건강카드 고속도로통행 레저산업등에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업무
제휴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 동남은행 =전자지갑을 지난해 하반기 선보였다.

전자지갑은 카드 한장으로 은행의 10가지 종류의 예금통장및 도장기능을
대신할 수 있다.

가맹점에서 대금결제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교통요금까지
처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롯데백화점등 200여개 업체와 제휴, 전자결제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부산 광역시와 전자지갑을 활용한 "하나로 카드"를 발행
하기로 하고 현재 개발중이다.

대중교통수단의 요금지불방법이 각기 달라 승객들의 불편이 초래되고 있음
에 착안, 버스 지하철 택시등 모든 교통요금을 한장의 카드로 지불 가능
하도록 하는 것이다.

동남은행의 전자지갑에는 현금지갑과 비밀지갑 두 종류가 있다.

현금지갑은 일정한도의 금액을 저장, 교통요금 자동판매기 공중전화등에서
비밀번호의 입력없이 거래할 수 있다.

비밀지갑의 경우 물품 구입 또는 용역제공시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
해 정당성여부를 확인한 후 대금을 결제해야 한다.

두가지 모두 금액소진후 재입금이 가능하다.

또 오프라인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 카드 활성화 방안 >>>

IC카드를 언제 어디서나 불편없이 사용하기 위해선 국내외 표준화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는 표준화없이 각 기관에서 자체 시스템을 개발 시행함으로써 발행
기관이 다른 경우 호환성(범용성)이 없다.

특히 국내의 경우 도입초기 상태여서 단말기등 인프라 구축이 미약해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다.

카드 사양의 표준화는 현재 ISO(국제표준화기구)와 비자/마스타카드
인터내셔널등 카드사 공동표준화(VME)가 일부 확정되거나 진행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결제원등 관련기관에서 한국표준화를 진행하고 있어 금년중
표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칩 단말기 운용시스템등 관련기술의 국내수준이 아직 초기수준이고
많은 투자비용이 소요되는등 IC카드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사용의 편리성과 안정성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도
IC카드의 수용을 위해선 필수적이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