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중소기업의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
족 인력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의 단기적 대책보다는 중소기업 인력의 질
적 수준을 높이는 장기적인 정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를 위해 기능계와 기술계로 이원화돼 있는 현재의 자격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산업대학과 전문대학의 학생 선발방법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중소기업을 위한 인력개발체계의 개편"이란 보고서를 통해 현행 인
력개발체계가 직업자격을 갖춘 인력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있어 중소기
업에 우수인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예컨대 제조업에서 국가기술자격을 갖고 있는 종업원의 비율이 독일은 60.
8%, 영국은 28.7%에 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겨우 7.7%에 그치는 등 양질의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유능한 인력이 대기업에 우선 유입
되고 중소기업은 경쟁력있는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수 밖에 없다는 것
이다.

이 보고서는 이에따라 중소기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실업계 고교나
전문대학등 직업기술교육기관 졸업자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우선 국가기술
자격제도를 새롭게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현재의 "기사 2급"자격을 폐지하고 대신 "산업기사"자격을 신설, 전문대
학의 교육과정과 자격기준을 밀접히 연계시켜 최근 산업현장에서 수요가 크
게 늘고 있는 중간기술인력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생산감독직의 역할을 하는 "기능장"은 현재의 "기능사 1급 취득후 현장
경험 7년"이란 응시조건을 대폭 완화한뒤 실제 생산감독직에 대한 자격이 될
수 있도록 자격기준도 고치고 "기능사 1급"과 "기능사 2급"도 "기능사"로 단
일화하는등 지나치게 복잡하고 세분화된 자격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 직업기술교육기관은 교육부가, 국가기술자격
제도와 직업훈련은 노동부가 관장하는 이원화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효율
적인 인력양성과 관리가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