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환자가 평생 복용하여야 하는 면역억제제가 우리기술로 제제화
돼 국산화는 물론 의약품수출의 봇물을 트고 있다.

한미약품 중앙연구소 제제연구팀(팀장 이창현)은 면역억제제 사이클로
스포린의 새로운 조성물연구를 시작한지 만4년만인 지난94년 독자적인 기
술로 사이클로스포린A 연질캅셀제품을 세계에서 두번째로 내놓았다.

사이클로스포린A는 76년 스위스산도스사가 처음 개발,그동안 전세계
10억달러 시장의 97%를 점유해왔다.

한미약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이 제제의 물질특허만료시점인 94
년을 기해 이를 국산화하기로 하고 지난 90년부터 사이클로스포린 함유제
제 개발의 성공가능성과 상업성 검토에 착수했다.

92년8월 사이클로스포린 연질캅셀조성물의 시제품제제화에 성공한 한미
약품 제제연구팀은 93년 동물을 이용한 흡수실험과 용제에 대한 독성실험,
94년 충남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서 인체에 대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거쳐 드디어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이팀장은 "부형제로 어유를 사용해 에탄올을 용제로 사용하는 제품에 비
해 조성이 안정하고 약효가 균일하며 사이클로스포린의 부작용인 신독성이
감소됐다"며 "경쟁품과 비교해 유효약물혈중농도와 약효지속시간에서 동등
한데다 가격은 15%가량 저렴하고 섭씨 25도이상에서도 휘발로 인한 성분변
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 제제조성물은 용제 부형제 계면활성제 순에 따라 인체적합성이 좌우된
다.

한미약품 연구팀은 사이클로스포린 디메틸이소소르비드 어유 계면활성제를
각각 1대 3.6대 2.6대 4.4의 중량비로 섞을 때 약효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밝혀냈다.

현재 한미는 이 제제의 조성물에 관한 3종의 특허를 우리나라는 물론 미
국 일본 중국 유럽 등5개국에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팀장은 "신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우위의 신약개발 방법이긴 하지
만 신약개발에 대한 기반이 미천한 상태에서 우선 제제연구부터 시작해 연
구력과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6월 이 제제의 조성물과 제조
기술을 체코 갈레나사에 제공하는 대가로 판매액의 6%를 로열티로 지급받
기로 한것은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1백50억원의 국내판매시장을 이룬 이 제제는 장기이식수술의 증
가로 연평균 20% 이상의 시장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