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부부동반 망년회 석상에서 Y담(음담폐설성 농담)을 소개하는
행사가 정.재계에서 화제를 모으더니 과천 관가에 까지 확산돼 눈길.

박재윤통상산업부 장관은 오는 30일 오후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1급이상 간부 10여명이 참석하는 부부동반 오찬 망년회를 갖기로 하고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최신 개발한 Y담을 1건씩 소개토록 지시.

박장관은 이를 위해 참석자들이 망년회에서 "출품"할 Y담을 A4용지에
정서해 망년회 전날인 29일까지 총무과에 제출토록 했다는 것.

통산부의 장관 측근은 "박장관이 서먹해질 수 있는 부부동반 망년회의
분위기를 살리기 하기위해 Y담 소개행사 아이디어를 냈다"며 "이날 소개된
Y담중에서 우수작들을 뽑아 소정의 상품도 시상할 예정"이라고 귀띔.

이에대해 통산부 직원들은 "평소 딱딱한 분위기에 인기가 없는 박장관이
망년회에서 조차 그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런 기행을
고안해 낸 것 같다"면서도 혹시나 점잖은 자리가 민망스럽게 끝나지나
않을까 걱정하기도.

사실 박장관의 "Y담 망년회"는 지난 18일 저녁 호텔롯데에서 열린
코오롱그룹 계열사 사장단 망년회에서 따온 듯.

이동찬코오롱그룹 회장은 이날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사장들에게 자신이
먼저 Y담 하나를 소개한뒤 아들인 이웅렬부회장을 비롯한 모든
참석자들에게 돌아가며 한 건씩을 이야기 하도록 해 재계에서 화제가
됐었다.

코오롱 그룹관계자는 "70세를 넘긴 고령의 이회장이 젊은 사장들과
격이 없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진하지 않은" Y담을 자진해 소개한
것일뿐"이라며 "그냥 한번 웃자고 한 것인데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었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