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이 서울시금고로 인해 상당한 수지호전을 꾀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

이는 상업은행이 관리중인 서울시금고 잔액이 지난해 11월 억원에 불과
했으나 이달에는 무려 억원으로 증가한데 따른 것.

지난 한햇동안의 증가분 억원에 대한 예대마진을 3.0%포인트로만 계산해도
상업은행은 1년동안 억원의 이익을 본셈이라는 게 금융계의 추산.

이처럼 상업은행이 서울시금고로 인해 수지호전을 꾀하게 된 것은 서울시가
예년과는 달리 시급한 사업을 제외하곤 예산집행을 극도록 억제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상업은행의 설명.

실제 지난해 11월 성수대교가 붕괴된 이후 취임한 최병렬 전서울시장은
지방자치제 선거때까지 한시적인 시장임을 의식,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사고예방에 주력해 거의 예산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

또 지난 6월 민선시장으로 취임한 조순시장도 특유의 "꼼꼼함"으로 인해
기존 사업을 철저히 추진하는 데 힘을 쏟은 탓에 신규 예산집행이 거의
없었다는 것.

상업은행은 그동안 서울시금고를 관리하면서 예금보다는 대출이 많아 별로
재미를 보지 못하다가 올들어 처음 관리은행으로서 "보람"을 얻은것 같다고
희색이 가득.

금융계에서는 "상업은행이 최근 부실여신이 최소화되고 자구은행에서 조기
해제되는 등 영업에 호조를 보이고 있는 마당에 서울시금고까지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며 "역시 되는 은행은 다르다"고 촌평.

한편 서울시금고 관리은행 재계약을 둘러싸고 한일 조흥은행과 농협이
치열한 로비를 전개했으나 서울시는 상업은행을 금고관리은행으로 지속
시키기로 결정한 상태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