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개방에 관한한 OECD(경제개발협력기구)회원국들의 요구를 전부다
받아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수준의 자유화를 한국이 부담없이 단기간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이들 국가가 유지하고 있는 자유화정도도 최근에야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최근 호텔신라에서 ''환율
전망과 한국의 환율정책''을 주제로 주최한 좌담회에서 스탠리 블랙 미노스
캐롤라이나대교수는 자본유입이 급격하게 이뤄지면 환율불안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자본시장 개방을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충고했다.

엄봉성 KDI선임연구위원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존 윌리엄스 미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제임스 버틀WEFA이사, 스탠리 블랙 미노스
캐롤라이나대교수, 진구 다케시 일노무라연구소 연구위원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 내용을 간추린다.

<>사회 =엔.달러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최근 엔화가 약세로 반전한 것 때문에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적잖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환율전망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진구 =달러당 80엔대 이하로 내려갔던 지난 4월이 그동안 계속돼온 엔화
강세의 절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엔화강세의 주요인이었던 일본의 무역수지와 자본수지 흑자가 앞으로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말에는 달러당 1백~1백5엔대에
머무를 것으로 봅니다.

<>버틀 = 내년말에는 달러당 1백8엔정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단기이자율은 0.5%수준인 반면 미단기국채의 수익률은 이보다 6%
가까이 높습니다.

때문에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이 펀드를 일본에서 미국으로 옮길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자본이동이 본격적으로 실현되면 달러화는 상대적인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
고 생각합니다.

<>윌리암스 =중기적으로는 환율이 1백엔정도에 머물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자본유출등에 의해 달러화 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장기전망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엔화강세추세가 이어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엔화의 절상정도가 이전보다는 휠씬 덜할 것으로 봅니다.

<>사회 =전망을 수치화한다면.

<>진구 =저희 연구소의 공식전망치는 1백7.5엔입니다.

3~4년뒤에 대해선 아직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았습니다만 대충 달러당 1백엔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 =환율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은 환율관리
정책을 어떻게 펴나가야 하겠습니까.

한국의 환율제도에 대한 평가도 함께 해주시지요.

<>윌리암스 =한국외환시장은 전일종가를 기준으로 변동폭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불안이 계속되면 한방향으로 며칠이고 환율이 급변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는 환율이 어느 정도 관리되는 것이 더 바람직다고 생각합니다.

전일종가를 기준으로 변동폭을 정하기 보다는 일정한 기준환율을 중심으로
변동폭이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사회 =그같은 제도는 시장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까.

<>윌리엄스 =기준환율을 중심으로 변동폭을 상하 7~10%정도로 늘리면 충분
하다고 봅니다.

또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때는 기준환율을 바꿀수도 있습니다.

이는 80년대의 복수통화바스켓 제도와는 크게 다릅니다.

<>블랙 =정부 관리하의 변동환율제는 중앙은행이 중심이돼 환율등을 안정
시킴으로써 금융목표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회 =한국의 환율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버틀 =지금처럼 변동폭을 너무 작게 할 경우 변도폭 자체가 현실을 반영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사회 =한국이 OECD에 가입하게 된면 자본이동이 완전 자유화될 것이고
자본의 유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경우 환율이 급격하게 변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윌리업스 =그렇습니다.

만약 자본유입이 대규모로 이뤄져 경쟁력을 잃을 정도까지 원화가 절상
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자유화를 너무 서둘러서는 안됩니다.

<>블랙 =한국은 더 개방하라는 OECD의 요구를 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도 최근에야 겨우 도달한 기준을 한국이 급하게 충족
시키려들 이유가 없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