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석 < 삼성경제연구소장 >

여러 지표와 흐름으로 보아 내년 경제전망은 별로 좋지 않다.

경기순환면에서 하강국면에 있는 데다 소위 비자금 파동이 겹쳐 설상가상
격이 되었기 때문이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분위기여서 투자마인드가 많이 움츠러들고 소비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경제란 충격을 받으면 안좋게 마련이다.

새경제팀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사실 요즘 몇년간은 경제걱정은 별로 안해도 될 정도로 경제가 좋았다.

전반적으로 좋은 경제속에서도 경기양극화, 중소기업의 대량도산, 주요
산업의 해외이전, 국제수지악화등 불안요인이 있었지만 높은 성장률 때문에
가려져 왔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지면 이런 불안요인들이 현실문제로 무겁게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도 요즘 여전히 긴박한 정치상황 때문에 경제문제는 관심을 못 끌고
있다.

심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경기가 어느 정도 내려가는 것은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빨리 손을 쓰면
속도조절이 가능할 것이다.

경기란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 가속도가 붙는다.

내년 경기도 생각이상으로 내려갈 수가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을 빨리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바른 처방이 나올 수 있을 것 아닌가.

온통 정치에만 쏠려 있는 관심을 경제에도 돌릴 필요가 있다.

내년 봄으로 닥친 총선 때문에 경제에 대한 관심이 소홀하게 마련이고
경제인식도 장미빛으로 되기 싶다.

경제논리가 정치논리에 밀리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경제인식이 낙관적이면 정책도 실기하기 쉽다.

그점이 가장 걱정이다.

경제팀은 이런 도도한 정치의 물결속에 경제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파악하여 제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경제팀으로선 당연히 해야할 일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