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전자부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엔고후퇴에 따른 반사이익
감소와 국내경기 둔화로 수출과 내수면에서 모두 올해보다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반도체는 여전히 ''없어서 못파는 대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KIET)이 20일 "96년 산업별 경기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우리경제를 이렇게 예상했다.

주요 산업별 경기전망을 요약한다.

<> 자동차 <>

수출은 상승세를 이어나가겠지만 수출신장률은 올해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
이다.

내년에도 엔화강세기조는 유지되겠지만 올해보다는 덜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그동안 일본자동차 업계가 엔고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해온 구조조정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포드, 크라이슬러등 미 "빅3"의 소형차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내년도 수출여건 악화를 점치는 한 요인이다.

때문에 올해 45%라는 높은 신장률을 보이며 처음으로 수출 1백만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한 수출은 올해보다 10.3% 늘어난 1백18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부진으로 업계가 국내판매를 강화하겠지만 80년대 중반부터 진행된
자동차 대중화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신규수요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데다 주행세 도입등 수요억제 요인이 산재해 있어 내수다.

때문에 내수는 최근 수년간의 저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며 규모로는 금년보다
4.5% 증가한 1백63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전자부품 <>

내년에도 세계시장 확대에 따른 유효수요 급증으로 전자부품산업은 산업
전반에 걸쳐 호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와 브라운관등 능동부품은 공급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엔고 후퇴와 동남아 국가들의 생산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37.6%라는 여전히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도 컴퓨터와 가전제품, 이동통신기기등의 고급화및 대형화가 계속돼
19.2%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도 내수및 수출증가에 따라 금년보다 32.9%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되지만 콘덴서, 스위치등 범용제품의 경우 국내기업이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멕시코등에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어 국내생산을 다소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반기계 <>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내수는 국내설비투자 둔화로 올해보다 18%
증가한 5백7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계가 내수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수출확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
되는데다 주수출시장인 미국과 아시아지역의 경제가 계속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올해보다 높은 46.5%라는 신장률을 보이며 처음으로 1백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은 증가율면에서는 올해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자본재산업 육성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올해
보다 29% 늘어난 1백9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조선.철강 <>

내년에는 세계해운시장의 전반적인 호조로 선박건조량은 올해보다 18%정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세계적으로 선박의 노후화가 심해져 신규발주를 위한 상담도 올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에는 엔고의 반사이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가 조선부문에서 1위자리를 지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은 전세계적으로 수요증가율이 금년보다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
되는데다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증가율도 크게 낮아져 수출과 내수면에서
모두 금년보다 상당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공급능력은 증가한 상황에서 내수가 둔화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수출에 주력 수출물량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국재철강가격
하락으로 수출금액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 섬유.신발 <>

섬유는 내수는 호조를 보이겠지만 수출경기가 부진해 전체적으로는 금년
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출은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단가가 하락해 규모면에서 올해보다
2.2% 증가한 1백88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발은 수입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수출부진도 어느정도 벗어났기 때문에
생산감소폭이 4.4%로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는 올해보다 11.3% 감소한 9천4백만켤레, 금액기준
으로는 8.2% 줄어든 14억달러로 올해의 수출부진 탈피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