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이 확산되면서 경제전반에 주름살이 지고
있다.

수출의 선행지표격인 수출신용장(L/C)내도액 증가율이 최근 "마이너스"
로 돌아섰으며 국내은행들에 대한 신용평가등급도 떨어지고 있다.

또 종합주가지수는 비자금파문이후 무려 70포인트 하락했고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L/C내도액은 57억9천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증가,작년 5월(3.0%)이후 17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달들어서도 10일현재 L/C내도액은 오히려 3.9%줄어드는등 "이례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수출신용장을 받은뒤 실제 수출을 하기까지는 통상 3-4개월이
린다.

따라서 내년초 수출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중 L/C를 통한 수출이 전체의 40%선"
이라며 "신발 의류등 경공업제품들이 거의 L/C방식 수출이어서 가뜩이나
침체상태에 있는 중소업체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또 미국의 대표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사는 이날
신한 제일 한일등 국내 시중은행들에 대한 향후 신용등급전망을 "스테이
블(안정)"에서 "네가티브(부정)"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 은행들의 신용등급은 현재 A(신한)와 A-(제일 한일)이나 "네가티브"
판정을 받은 만큼 앞으로 1년간 영업이 부실할 경우 등급이 A-나 B로 한
단계 낮아지게 된다.

S&P는 최근 주식평가손 확대등으로 국내 은행들의 자산구조가 악화된데
다 금융개방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 예상되 전망이 다소 부정적으로 바뀌
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1.30포인트 떨어져 연 3일째 내림세를
보이며 937.04를 기록, 박계동의원이 ''비자금''을 폴로한 이후 무려 69.66
포인트 하락했다.

<육동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