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가 지난 9일 ''2단계 민자유치 기본계획''에서 민자유치를 통한
경전철건설계획을 확정해 발표함에 따라 현대 삼성 LG 대우 한진등 대기업
그룹들의 경전철 수주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총사업비가 7,783억원(강동~하남간 2,227억원, 사상~김해간 5,556억원)에
달하는 데다 복합역사와 택지개발이 허용돼 다양한 부대사업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경전철사업권을 따낼 경우 향후 민자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보고 그룹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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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내 건설회사와 엔지니어링 통신분야 계열사와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는 것은 물론 국내 협력업체를 물색하고 미국 일본 독일등의
기술제휴선을 찾는데도 적극적이다.

1주일에 2~3차례씩의 관계자회의로도 부족해 선진국에 기술진을
경쟁적으로 파견하고 있는 정도다.

맨먼저 경전철사업 참여의사를 밝힌 그룹은 대우.

대우는 대우중공업을 통해 민자로 건설되는 경전철사업 참여를 위해
별도 법인을 건설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경전철법인엔 철도차량제작시설을 갖춘 대우중공업을 주축으로
(주)대우건설부문 대우통신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하남.김해경전철등의 사업을 위해서 지멘스(독일)와 GEC알스톰(프랑스)
등과 건별로 기술제휴를 맺는다는 방침이다.

대우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국내 경전철기술이 취약하다"며 "초기엔
외국협력사로부터 전체 시스템엔지니어링과 설계 검사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기술축적과 인재양성을 위해서 경전철의 제작 운영은 대우중공업의
책임하에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현대그룹의 주축은 현대정공.현대정공은 10.5~26km의 경전철건설
참여외에 복합역사와 택지개발 주택개발 유통단지 위락시설등의 건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대사업"부문을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겠다는게 현대정공의 전략이다.

이 회사는 자사가 대전EXPO때 선보였던 자기부상열차를 경전철
기본차량으로 내세울 계획이나 경쟁사의 차종을 봐가면서 노면전자식을
대안으로 택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내 사업에 앞서 ABB사(스웨덴)와 기술제휴를 맺고 싱가포르와
도쿄등지의 경전철사업에 참여해 실적을 쌓는다는 계획이다.

경북 상주에 연간 1천2백50량 생산규모의 철도차량공장 건설계획을
세워 업계의 반발을 산 한진중공업은 철도차량사업부내 SOC사업팀을
구성하고 마트라사(프랑스) 지멘스등과 기술제휴를 추진중이다.

삼성도 철도차량제작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나 중공업 건설 물산
전자등으로 경전철사업팀을 구성했다.

하남.김해경전철 시범노선중 하나는 "반드시"참여하겠다는게
삼성중공업의 목표이다.

LG도 의정부쪽 경전철건설에 참여키로 하고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경전철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이렇다.

경전설 사업자체의 규모자체가 큰데다 사업권을 따낼경우 부대사업을
함께 펼칠수 있기 때문.

업계는 부대사업의 규모가 본사업의 거의 2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부산~사상이나 하남~강동노선중 하나만 잡아도 다음번 경전철사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수 있다는 점도 각그룹이 총력을 집중하는 이유중의
하나.

업계는 이들 2개노선의 시범사업외에 향후 10여년간 전국 주요 도시에
8개 이상의 경전철이 세워질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이니 경전철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교할만 하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경전철사업공사과정에서 자금동원및 기술확보
사업부지확보 등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경림대우중공업경전철사업부장은 "국내에서 처음 이뤄지는 사업이어서
수익성이 확보될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의 보완책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최소한 사업지구내의 그린벨트해제와 토지수용권발동 현금차관도입이
허용돼야한다는게 이부장의 주장이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