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시장이 변혁의 물결을 타고있다.

지난 8월 보험료 인상조치이후 삼성등 몇몇 보험사의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각사가 서비스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는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화재의 확대지향적인 영업정책에서부터
기인한다.

삼성은 올들어서 자동차보험영업에서만 전년대비 50%에 가까운 초고속
성장을 기록하면서 시장점유율을 2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쌍용 제일 등 일부 보험사들이 삼성과 유사한 "외형불리기 전략을
채택, 자동차보험 유치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면 현대 동부 LG 동양등 대형사들은 "현상유지"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그대로 견지하고 있으며 신동아 국제 해동은 오히려 계약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적자경영의 원흉으로 지목하면서 모든 보험사가 타이트하게
관리해온 자동차보험시장에 대한 시각이 각사마다 달라지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전체보험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자동차보험부문의 특성상 이같은
각사별 전략 차별화현상은 전체손익은 물론 영업조직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동차보험시장의 최근 변화는 앞으로 보험업계의 판도자체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각사들은 경쟁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5사업연도 상반기(95.4~9)중 자동차보험에서 걷힌 보험료는
2조2천7백55억원.

전년동기대비 21% 늘어난 것이다.

이기간중 전체 수입보험료증가율(29.4%)보다는 다소 밑도는 수준이나
자동차대수의 자연증가등에 힘입어 평년작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각사별 영업실적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상반기 4천2백91억원의 보험료를 기록, 45.9% 증가했으며
쌍용은 40.7%(1천3백16억원) 제일은 31.7%(1천5백3억원)의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반면 신동아는 1천1백7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나 줄었으며
해동은 9백95억원으로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현대와 LG의 영업실적은 15.8%와 16% 증가했으며 동부도 19.6%의
증가율을 기록, 업계 평균치를 밑돌았다.

특히 삼성은 보험료가 인상된 8월과 9월 38%와 53.6%의 증가율을
기록, 타사와의 격차를 크게 벌려놓았다.

이에 힘입어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9월말현재 18.7%에 달해 1년전보다
3.2% 포인트나 올라섰다.

삼성은 앞으로 자동차보험에도 치열한 가격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규모의 경제"원리가 적용되는 일정수준의
영업규모를 유지하는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외형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 강종호 전무는 "삼성이 강력한 드라이브정책이 걸고 있는것과
달리 자동차보험 구성비가 전체의 50%가 넘는 타사들은 외형을 크게
늘릴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전무는 "지난 93,94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바닥을 쳐 점차
나아지고 있으며 정부의 가격자유화조치에 따라 요율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보험시장이 향후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오는 96년4월부터로 예정된 가격자유화 3단계조치를 앞두고 각보험사가
우량가입자에 대해선 대출금리를 우대해주고 보험료 할인폭을 확대하는
등 각종 서비스경쟁에 나서는것도 업계의 이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도 적지않다.

전체차량의 25%대에 달하는 불량물건에 대한 보험사의 합리적인
인수방침이 미결상태에 놓여있고 교통사고빈도도 아직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의료수가 정비수가등 관련업계와의 조율도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가격자유화시대를 앞두고 자동차보험시장에 대한 각사의
차별화된 전략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인것 같다.

< 송재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